신안 염전 생산 소금 사례로 들어
디지털 플랫폼 규제ㆍ노란봉투법 우려 표명
AI 인프라 조달서 외국기업 참여 제한도 지적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USTR이 발표한 ‘2026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한국 항목에서 “한국은 강요되거나 강제적인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제품이 한국 시장에 유입돼 경쟁할 수 있으며 노동 비용을 인위적으로 낮춰 특정 제품과 서비스에 부당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구체적 사례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지난해 4월 전남 신안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에 대해 강제노동 사용 의혹을 근거로 ‘인도보류명령(WRO)’을 발령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번 지적은 USTR이 지난달 12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60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개시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와 맞물려 주목된다. USTR은 “강제노동 제품 수입 금지 조치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않은 국가의 정책과 관행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이며 미국 산업에 부담을 주는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추가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 분야에서는 한국의 법·제도 전반에 대해 ‘우려(concern)’를 표명하며 노조 결성권과 단체교섭권을 강화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사례로 거론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와 위치 기반 데이터의 국외 반출 제한, 망 사용료 정책, 결제 서비스 관련 인증·보안 기준, 공공 시장에서 외국 클라우드 사업자의 입찰 제약 등을 주요 서비스 분야 무역장벽으로 지목했다. 특히 이러한 클라우드·공공 조달 규제는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조달 과정에서 외국 기업 참여가 제한됐다는 문제 제기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지난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추가 클라우드 자원 입찰을 국내 사업자에게만 열어 미국 기업이 참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국방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보다 국내 기술과 제품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로 삼았다.
농업 분야에서는 미국산 식용쌀 수입·배분 과정의 투명성 문제와 함께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조치가 재차 거론됐다. 유전자변형 식품 표시 확대 정책도 지적됐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NTE 보고서에 있는 모든 리스트를 관심 있게 봐야겠지만 중요도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가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협의를 통해 국내 기업과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