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현실화 땐 가격 경쟁력·수익성 동반 압박
열연·냉연강판도 조사…무역장벽 확산 우려

일본 정부가 한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에 대해 덤핑 판매와 자국 철강업계 피해가 있었다는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대일 수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한국과 중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코일·스트립이 정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돼 일본 철강업계에 피해를 줬다고 잠정 판단했다.
일본 정부는 추가 자료 검토 등을 위해 조사 기간을 12월 12일까지로 기존보다 4개월 연장했다. 이후 업계 의견서와 추가 소명자료 등을 검토해 최종 덤핑 여부와 반덤핑관세 부과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 일본제철과 일본제철강판, 고베제강 등 현지 철강업체들이 조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일본 업체들은 자국 철강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산 저가 수입재가 유입돼 판매가격과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주장해왔다.
예비조사에서 한국산 제품의 덤핑마진은 포스코 32.49%, 기타 한국 업체는 42.69% 수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며 “최종 관세율이 예비 덤핑마진과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경우 대일 수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도금강판 관련 예비 덤핑마진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확정 전까지 남은 절차가 있는 만큼 의견서를 제출하고 정부와도 소통해 덤핑마진을 낮추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비 덤핑마진이 최종 관세율로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조사 대상 업체들이 생산원가와 내수·수출 판매가격, 물류비, 제품 규격 차이 등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면 최종 덤핑마진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사 영향권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KG스틸, 세아씨엠, 동국씨엠 등 국내 도금강판 생산업체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 실제 충격은 일본향 용융아연도금강판 수출 규모와 조사 협조 여부, 최종 업체별 관세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와 건설, 가전 등에 사용되는 도금강판을 생산하는 대형 업체인 만큼 일본향 판매가격과 물량 조정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관세 비용을 일본 고객사에 전가하지 못할 경우 수출가격을 낮춰야 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철강재 표면에 아연을 입혀 부식을 방지한 제품으로 건축자재와 가전제품, 자동차 및 산업용 부품 등에 사용된다. 이번 조치는 해당 제품에 한정된 것으로 열연강판과 후판 등 한국산 철강제품 전체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이 지난달 한국과 중국, 대만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에 대해서도 별도의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만큼 도금강판 관세가 현실화하면 한국산 철강 제품 전반에 대한 일본의 무역장벽이 연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가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의 관세 인상까지 현실화되면 수출과 수익성 모두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