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최대 무기징역까지”…법원, ‘기습 공탁’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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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양형위, 새 양형기준 마련
7월 1일 이후 기소 사건부터 적용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14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동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에서 범죄 이득 규모가 클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해진다.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돈만 맡기는 이른바 ‘기습 공탁’도 감형 사유로 인정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31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날 제144차 전체회의를 열고 자금세탁범죄 양형기준과 증권·금융범죄, 사행성·게임물범죄 수정 양형기준 등을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새 기준은 7월 1일 이후 기소되는 사건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 범죄’의 권고 형량이 전반적으로 상향됐다. 특히 범죄로 얻은 이득액이 클수록 형량 상한을 크게 높였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경우 기존 5~9년(기본), 7~11년(가중)이던 권고 범위는 각각 5~10년, 7~13년으로 확대됐다. 300억원 이상일 경우도 7~11년(기본), 9~15년(가중)에서 7~12년, 9~19년으로 상향됐다.

여기에 ‘특별조정’이 결합되면 처벌 수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특별가중인자가 두 개 이상일 경우 권고 형량 상한을 50%까지 올릴 수 있는데, 이번 개정으로 상한이 19년으로 높아지면서 산술적으로는 최대 28년6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해졌다.

특별조정을 거친 형량이 징역 25년을 넘을 경우 무기징역을 선택할 수 있는 규정이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300억원 이상 규모의 증권범죄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해지는 구조가 됐다.

아울러 수사·재판 과정에서 협조한 경우 형을 줄여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자수와 동일한 특별감경인자로 반영됐다. 내부자 협조를 유도해 불공정거래 적발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법원 (연합뉴스)

회계부정 관련 범죄 역시 처벌이 강화됐다.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와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는 법정형 상향(5년 이하→10년 이하)을 반영해 별도 유형으로 신설하고, 기본 형량도 1~3년 수준으로 조정했다.

자금세탁범죄 관련 양형기준도 새로 설정됐다. 범죄수익 은닉·가장 행위는 기본 징역 6개월~1년6개월, 가중 시 10개월~3년까지 권고된다.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경우에는 금액에 따라 형량이 크게 높아져 50억원 이상이면 6~10년,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7년이 기본 권고 범위다.

사행성·게임물범죄도 온라인 도박 확산과 사회적 폐해를 반영해 형량이 상향됐다. 무허가 및 유사 카지노업의 경우 기본 10개월~2년, 가중 시 1년6개월~4년으로 기준이 높아졌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다수 청소년이 이용한 경우에는 특별가중인자가 적용된다.

피해 회복과 관련한 기준도 손질됐다. 그동안 피고인이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공탁금을 맡긴 뒤 감형을 받는 사례가 논란이 됐는데, 이를 제한하기 위해 양형인자에서 ‘공탁 포함’ 문구를 전면 삭제했다.

앞으로는 공탁이 피해 회복으로 인정되기 위해 피해자의 수령 의사와 피고인의 회수청구권 포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편 양형기준은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준으로, 이를 벗어날 경우 판결문에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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