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인기 비례해 ‘소비자 피로감’ 상승…“과도한 상업성 지양, 차별화 경쟁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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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해외한류실태조사'서 67% 호감 표해
반복되는 자극적 서사·과잉 상업화에 38% 부정적
“재원배분 왜곡에 창작 위축, 지속가능한 구조 개편 필요”

▲한류 부정적 인식에 공감하는 주요 요인(2023~2025년) (자료제공=문화체육관광부)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피로감과 반감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과도한 상업성을 완화하고, 차별화한 콘텐츠 경쟁력 중심의 유료방송 생태계 회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2025년 기준)' 결과 K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는 69.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동의한다는 응답도 37.5%에 달해 긍정과 부정이 동시에 확대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이 수치는 2021년 대비 6.8%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K콘텐츠 확산 속도가 빨라질수록 피로감 역시 함께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정적 인식의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점이다. 응답자의 16.1%가 이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류 스타의 논란(11.5%)과 자국 콘텐츠 산업 보호 필요성(11.3%) 등도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식은 최근 K콘텐츠의 제작 및 소비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소비를 유도하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복수 중심의 강한 갈등 구조가 일종의 흥행 공식처럼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지혜 문화평론가는 "현재 한류는 외형적으로는 화려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피로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정교하게 설계된 콘텐츠들이 점차 공산품처럼 소비되면서 'K'라는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공식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과거 예능과 이른바 '옛 드라마'가 다시 소비되는 현상은 이러한 피로의 반작용"이라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자극적 서사에 지친 시청자들이 보다 인간적인 결을 가진 콘텐츠로 이동하는 일종의 '콘텐츠 망명'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 평론가의 설명이다.

음악 산업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앨범 판매에 포토카드, 한정판 굿즈, 팬 이벤트 응모권 등이 결합하면서 팬덤 중심의 반복 구매 구조가 강화되고 있는 것.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과도한 상업화로 인식되며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OTT 공세와 제작비 상승 속에서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유료방송 시장의 수익 배분 구조가 창작 생태계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세미나에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콘텐츠 투자로의 선순환이 전제되는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종합유선방송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IPTV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을 콘텐츠에 대한 재투자가 가능한 수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 교수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식의 규제 완화 및 인센티브 제도 등의 시행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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