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기업과 백신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매출 신장에 나섰다. 국내 시장에 구축한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수요가 검증된 수입 백신을 판매하는 윈윈 전략이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의 수입 백신 공동 판매 협약이 속속 체결됐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법인은 자체 영업 조직이 크지 않은 만큼, 백신 영업과 판매를 국내 기업에 맡기고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이런 파트너십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오랜 공생 관계로 자리잡았다.
휴온스는 최근 백신 제품 전담조직으로 백신 사업부를 신설하고 사노피 백신의 국내 유통 및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부터 사노피의 △인플루엔자 백신 박씨그리프 및 에플루엘다 △성인 대상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 아다셀 △A형간염 백신 아박심160 △수막구균 백신 멘쿼드피 등 총 5종이 계약 대상 제품이다.
휴온스는 주사제 영업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과 기존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다. 휴온스는 냉장 주사제를 유통하면서 콜드체인 관리 기술력과 물류 노하우를 구축해, 민감도가 높고 온도 유지가 중요한 백신 판매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독감을 비롯한 감염병은 백신 접종 시즌과 주기가 규칙적으로 돌아오는 만큼, 공동 프로모션 계약은 지속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사노피의 백신 유통에 참여한다. 사노피는 접종 대상에 따라 성인 백신과 소아 백신을 각각 다른 기업과 협력하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멘쿼드피의 영유아 및 소아 대상 국내 유통과 공급을 담당한다. 올해 1월 국내 멘쿼드피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이미 여러 차례 계약을 체결해 파트너십이 공고한 관계다.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영유아 대상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와 A형 간염 백신 아박심의 국내 공동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앞서 2024년에는 6가 혼합백신 헥사심 등 5종의 백신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판매뿐 아니라 연구개발 협력도 체결해, 현재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휴온스에 앞서 사노피의 백신 판매 국내 파트너사는 한독이었다. 한독은 2010년 사노피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오랜 기간 사노피 백신 대다수를 국내 유통했다. 백신 공동 판매 사업은 다소 위축됐지만, 한독은 희귀·중증 질환 치료제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독은 현재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 차세대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및 사구체병증(C3G) 치료제 엠파벨리, 중증근무력증 치료제 비브가트 등 다수의 희귀질환 치료제를 국내 유통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가 개발 중인 고인슐린증 치료제 에르소데투그의 국내 판권도 확보했으며, 올해 초에는 한독테바가 킵스바이오파마의 자회사 빅씽크테라퓨틱스와 항암제 및 면역억제제 등 의약품 5개 품목에 대한 국내 독점 유통·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공동 판매 파트너십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업 모델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품질 유지와 안전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제약사들의 특성상 계약을 빈번히 바꾸지 않으며, 한번 파트너십을 체결하면 장기적으로 관계가 지속되는 사례가 많다”라며 “특히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조직이 크지 않아 마케팅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들과 협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