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벤치마킹? 주진우, 부산 정치권에 새로운 판을 던지다

기사 듣기
00:00 / 00:00

▲주진우 의원이 개소식에서 지지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주진우예비후보 캠프)

정치는 결국 어디까지 보느냐의 싸움이다.

그 시야의 끝에는 늘 도시를 대하는 태도가 놓인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에 나선 주진우는 지금 부산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유형이다. '관리'가 아니라 '재설계'를 말한다.

이 지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붙는다.

준비되지 않은 도약인가, 늦춰진 것에 대한 전환인가. 지역 정치권 안팎의 평가는 갈린다.

이 질문의 끝에서 한 인물이 오버랩된다. 일본 정치의 문법을 흔들었던 전 오사카유신회 총재 하시모토 도루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 시장이 3일 오후 오사카도(都) 실현을 위해 시장직에서 사퇴하고 다시 선거에 출마하는 방식으로 주민의 의사를 묻겠다고 밝혔다. 사퇴 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는 하시모토 시장 (연합뉴스)

"도시를 다시 만든다"…정치가 아닌 설계자의 시선

위안부 망언 등 역사인식에는 문제가 있었던 하시모토 도루의 정치가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한 개혁을 주장한 행정이 아닌 '오사카라는 도시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목표였다.

그 핵심이 바로 ‘오사카 특별도 구상’이다.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로 나뉜 이중 권력 구조를 해체하고, 도쿄처럼 하나의 광역 행정 단위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단순한 행정 효율화가 아니라 권력 구조, 예산 배분, 정책 결정 시스템 전부를 재편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구상은 주민투표까지 가는 격렬한 정치 투쟁으로 이어졌고, 2015년 일본 사회 전체를 양분할 정도의 논쟁을 불러왔다. 결과는 근소한 차의 부결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하나였다.

도시의 틀 자체를 바꾸겠다는, 가늠하기 어려운 꿈의 크기로 도쿄 일극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도시의 크기'가 아닌 '도시를 보는 시선의 크기'를 바꿨다는 평을 받는다.

오사카를 넘어 ‘광역권’으로…판을 키운 정치

하시모토의 시선은 오사카에 머물지 않았다. 교토·오사카·고베를 잇는 '케이한신권' 전체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으려 했다.

산업 기능 재배치, 물류·교통망 통합, 관광·금융·제조의 역할 분담을 주장했다. 개별 도시가 아니라 ‘광역 단위 경쟁’을 설계한 것이다.

도시 내부 개편과 광역권 재편을 동시에 밀어붙인 정치실험이였다. 보수적인 일본에서도 이례적인 시도였다.

2026년 3월, 대한민국의 행정통합 논란과 오버랩 되는 지점이다.

주진우, 부산에 ‘재설계’를 던지다

이 지점에서 주진우의 문제의식이 겹친다.

부산은 항만, 물류, 금융, 관광이 공존한다. 그러나 기능은 분절돼 있고, 분절된 탓에 도시의 방향성은 모호하다.

1차 국민의 힘 TV토론에서 던져진 주진우의 메시지는 단순한 개발 공약이 아니다.

도시 기능을 다시 배열하고, 산업 구조를 재편하며, 부산을 하나의 전략 단위로 재정의 하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사업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를 다시 짜는 방식이라는 것이 지역 정치평론가들의 이야기이다. 기존 정치와 결이 다른 이유다.

초선인 주진우의원이 오사카 시장에 도전한 하시모토 도루 式의 컨셉과 전략을 가지고 나왔다는 평과 생각 외로 많은 준비가 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지점이다.

경부고속도로를 설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기존의 관성을 제거하겠다는 의지와 '남동임해공업지역' 이후 어떠한 설계가 들어가지 않은 광역지역권 이야기를 던지는 것이 준비의 방증이라는 것이다.

닮은 점은 '젊음'이 아니라 '배팅의 크기'

오사카 특별도를 들고 오사카 시장에 출마했던 하시모토 도루와 국민의 힘 부산시장 경선에 출마한 주진우 후보, 두 사람을 잇는 것은 나이와 시공간의 차이가 아니다.

생각의 판, 그 생각의 크기다.

하시모토는 도시 구조를 통째로 바꾸려 했고,주진우 역시 부산을 기존 문법 궤도에서 이탈시키려 한다. 초선의 시장후보 라는 자체가 벌써 센세이션하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런 선택은 항상 극단적 논쟁을 부른다. 과장이라는 비판과, 상상력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붙는다.

경선의 본질…"점진적 발전이냐, 재설계냐"

그 결과, 이번 국민의 힘 경선의 질문은 단순하다.

부산을 익숙한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관리 발전시킬 것인가, 아니면 가늠할 수 없는 꿈의 크기로 담대한 설계에 리스크를 안고 들어갈 것인가.

도시를 관리하는 정치인은 많다. 도시를 다시 그리겠다고 나서는 정치인은 드물다.

지금 부산은 그 드문 선택지 앞에 서 있다. 두 후보의 치열한 노선 대결 속에서 국민의 힘 내부 경선의 컨벤션효과가 서서히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도 지역정가에서 돌고 있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강력한 카운터파트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전재수와 '다대포 디즈니랜드'와 같은 다양한 꿈을 이야기 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이 서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