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용기 가격 인상ㆍ수급 조절 예고에⋯자영업자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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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숙박업과 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은 90조 42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숙박업과 음식점업 대출이 90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분기보다 1조 4000억여 원 증가한 것으로, 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직후인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날 서울의 한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중동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의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 차질로 거래처들이 배달(포장)용기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오일 쇼크와 고물가, 내수 부진 등으로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설상가상으로 용기 가격 악재까지 더해져 비용 부담이 우려되지만 소비 위축 가능성에 음식값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포장용기 가격이 오른다고 공문을 보낸 곳들이 있다. 원재료 공급 업체 70%가 생산을 중단했고 3월부터 30% 인상한다는 통보를 본인들이 받아서 4월 1일부터 (포장용기) 가격을 올린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수급 불안으로 인한 포장용기 출고량 조절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회용 식품포장용기 전문기업인 태산팩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일어난 중동 사태로 인해 원재료값이 대폭 상승했다"며 "재고 상황이 불안정해 출고 수량이 조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격 인상 통보와 수급 조절은 원유 수입 차질로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빚어졌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전반 산업의 핵심 원료다. 수급 불안정시 산업계는 물론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영업 차질도 불가피하다.

(사진출처=태산팩 홈페이지)

자영업자들이 소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수급난을 우려하는 게시글이 확인된다. 한 자영업자는 "배달용기 거래처에서 15% 가격이 인상됐다고 하는데 4월에 또 (가격이) 또 오르고, 배달용기 수급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비싸더라도 여름 장사를 위해 미리 구매를 해야하는지 걱정된다"고 적었다.

이미 오른 용기 단가를 메뉴 가격에 반영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포장용기 단가가 너무 올라 고민이다. 메뉴 가격에 녹이고 싶지만 이미 한 번 가격을 올렸다. 원가 구조상 어떻게든 흡수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라며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업계에선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고, 공급망 회복이 더뎌질 경우 식당이나 카페의 배달음식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내수부진과 고유가,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다시 자영업자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중동전쟁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에서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가스비,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소상공인의 경영비용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동전쟁의 장기화 시나리오를 전제로 대응책 마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중동전쟁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공급선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전략비축 지원의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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