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한 25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추경안이 제출된 직후 신속한 심사와 처리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지만, 국민의힘은 ‘선거용 돈풀기’는 중동발(撥)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 이소영 민주당 의원과 야당 간사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진성준 예결위원장 주재로 만나 추경 일정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추경안이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후 국회에 제출되면 다음 달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4월 국회 대정부질문을 먼저 하고 예결위를 열어 추경안을 다루자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늦어도 4월 본회의에서는 추경안이 의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추경안 집행이 늦어질수록 국민에게 손실과 비용이 발생한다. 정치적 일정 때문에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최대한 빨리해야 한다며 4월 첫째 주 목요일에 처리하자고 했고, 저희들은 그다음 주에 처리하자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얘기했다가 14일로 이틀 정도 당겨서 열 수 있다고 수정 제안을 해놨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전쟁 추경’을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가 추경안 통과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민주당과 정부는 26일 추경 당정협의에서 25조원 규모 추경안에 석유 비출 확대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대중교통 이용 촉진, 나프타 대체 수입 차액 지원, 희토류·요소 등 핵심 전략 품목 공급 안정화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추경 재원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제위기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경 편성 집행이 아주 시급하다”며 “국회가 한가롭게 심사를 늦출 하등의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국가부채 증가 부담이 우려된다며 추경에 제동을 걸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의 위기는 돈을 풀어서 해결할 수 있는 위기가 아니다”라며 “정부는 에너지 수급과 물가 안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6500조원을 넘어섰다. 우리 국내총샌산(GDP)의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경제가 망하든 말든 본인 지지율만 유지하면 되고 청년들의 미래야 어찌 되든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도 25조원 추경 대신 국제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유류세를 전액 한시 면제할 것을 제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유류세 핵심인 교통, 에너지, 환경세만 13조 원이고 교육세까지 합산하면 17조~18조 원”이라며 “연간 총액이니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면 실제 소요액은 그보다 적다. 초과세수 20조 원으로 충분히 감당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위기 때마다 돈을 꺼내는 것이 이 정부의 일관된 패턴”이라며 “6·3 지방선거가 석 달 앞이다. 힘든 분들을 집중 지원하는 것과 선거용 하사금을 내리는 방식. 어느 쪽이 나라 걱정을 하는 정당이냐”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