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연구 학술대회 미국암연구학회(AACR)에 총출동한다. 차세대 항암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리보핵산(RNA)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 면역항암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초기 연구 결과가 대거 공개될 예정이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달 17~2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AACR에 국내 기업 다수가 참석을 예고했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꼽힌다. 매년 전 세계 학계와 기업 소속 전문가들이 참석해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잠재적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종양학 관련 신약 개발, 진단 기술 등에 전문성을 축적한 기업들이 지속해서 참석 중이다.
올해 학회에서는 HLB그룹과 알지노믹스가 무대에 올라 구두 발표를 진행해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HLB그룹에서는 HLB이노베이션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에서 3건, HLB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에서 1건 등 총 4건의 논문이 대거 등재됐다. 이 가운데 구두 발표로 선정된 논문은 베리스모의 고형암 대상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SynKIR-110’ 1상 중간 결과다. 베리스모의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혈액암 대상 CAR-T 치료제 ‘SynKIR-310’의 전임상 결과도 포스터 발표로 채택됐다. 엘레바는 FGFR2 표적 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을 기존 약물과 비교한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
알지노믹스는 유전자치료제 ‘RZ-001’의 간세포암 대상 1b/2a상 결과를 구두 발표한다. RZ-001은 전체 암세포 종의 80% 이상에서 발현되는 텔로머라제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표적해 암세포 사멸 및 면역세포 침윤을 유도하고, 면역항암제 반응률 상승을 유도하는 복합 기전의 항암 유전자치료제다. 2024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2월에는 패스트트랙으로 추가 지정돼 신속한 개발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가 보장된 물질이다.
차세대 모달리티로 각광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연구도 눈에 띈다. 동아ST,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초기 단계에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포스터 발표를 다수 예고했다.
동아ST는 ADC 전문 자회사 앱티스와 학회에 함께 참석한다. 자체 개발 중인 파프(PARP)7 저해제와 이중 작용 기전 등 2건, HK이노엔과 공동 개발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표적 단백질 분해제 관련 연구 2건, 앱티스와 공동 개발 중인 이중항체 ADC 항암제 DA-3501를 비롯한 연구 5건 등 총 9건의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차세대 B세포성숙항원(BCMA) 표적 ADC 파이프라인 LCB14-2524과 LCB14-2516의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두 파이프라인은 리가켐바이오의 자체 ADC 플랫폼인 컨쥬올(ConjuAll)이 적용됐으며 기존 치료제의 안구 독성 부작용과 효과성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했다. 회사는 현재 글로벌 임상 시험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차세대 ADC인 ABL206와 ABL209의 비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ABL206은 암 조직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인 B7-H3와 ROR1을 동시에 표적하고, ABL209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와 MUC1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세포 및 동물 모델에서 각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두 파이프라인의 임상 및 글로벌 개발 권리를 보유한 네옥 바이오(NEOK Bio)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상을 위한 IND를 승인받은 상태다.
이 밖에도 오름테라퓨틱의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제넥신의 표적 단백질 분해(TPD), 루닛의 인공지능(AI) 진단 기술 등 연구 성과가 포스터로 발표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의 소세포폐암과 췌장암 전임상 연구 결과 2건을 처음 공개하며, 메드팩토는 항암제 ‘백토서팁’의 대장암 삼제 병용요법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 신라젠도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기전의 항암 신약 ‘BAL0891’ 관련 전임상 연구 결과 2건을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