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대외 정책이 실행 직전 번번이 멈춰서면서, 국제 사회와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이를 조롱하는 신조어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력한 관세나 군사 압박을 예고한 뒤 막판에 물러서는 패턴이 반복되자,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로 여겨졌던 그의 협상 방식이 오히려 '읽히는 블러핑'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전쟁과 관련해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앞서 예고했던 이란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3주 넘게 이어진 군사 충돌 국면에서 양측의 협상 가능성을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국제사회와 월가의 반응은 냉소에 가깝다. 트럼프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이 또다시 실행 직전 멈췄다는 점에서 ‘TACO’라는 평가가 재확인됐다는 시각이다. 이러한 시각은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유예하거나, 대중국 압박 수위를 조절해온 전례들과 맞물리며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처럼 강경 발언으로 긴장을 끌어올린 뒤 실제 행동 단계에서는 수위를 낮추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더 이상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관세·군사 위협 발언 직후 급락한 자산을 저점 매수하는 이른바 ‘타코 트레이드(TACO Trade)’가 하나의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그의 발언 자체가 변동성 확대 요인이었다면 이제는 오히려 예측 가능한 가격 조정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흐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타코 전략’이 항상 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쟁과 같은 군사 충돌은 관세와 달리 필요에 따라 쉽게 ‘켜고 끄는’ 정책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이란 사태의 경우, 단순한 위협과 유예를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상황을 통제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양측 모두 군사적·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번 끌어올린 긴장을 되돌리는 데에는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가 공격 유예를 선언하며 '대화 진전'을 언급했지만 이란 측은 이를 부인하는 등 메시지의 신뢰성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협상 국면에서 트럼프의 ‘타코’ 전략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