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묵살·직무이탈·4대 현안 방치…"수직적 재정착취, 108만 시민과 끝까지"

이 한 문장이 이날 회견의 모든 것을 담았다. 고양시가 그린벨트·군사보호구역으로 면적 상당 부분이 묶여 있고 전 지역이 과밀억제권역인 구조적 한계 속에서, 경기 남부가 반도체 벨트와 대기업을 품으며 질주하는 동안 경기 북부는 단 한 번도 공정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이 시장의 진단은 감정이 아닌 구조의 문제를 짚은 것이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고양시는 스스로 경제자유구역 추진·K-컬처밸리·약 4700억원의 국·도비 확보·예산 부담 없는 신청사 추진이라는 돌파구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경기도의 소극적 행정이 매번 발목을 잡았다는 것, 그것이 이 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낸 이유다.
이 시장이 제시한 4대 현안은 날카롭고 구체적이다. △첫째 고양경제자유구역 최종 지정이다. 고양시는 3년간 산업부 의견을 반영해 계획면적을 4차례 조정했고 총사업비 7조 원의 자금 조달도 확보했다.
이 시장은 "고양시가 신청권자였다면 2년 전에 이미 신청했을 것"이라며 "경기도는 전달자가 아닌 신청 주체로서 산업통상자원부 협의 전면에 나서 고양시의 절실함을 적극 대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경기도가 지정 신청의 주체임에도 고양시 혼자 3년을 뛰었다는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광역 행정의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묻는 질문이다.
△둘째 시청사 이전 사업 투자심사다. 약 4300억 원이 드는 신축 대신 약 330억 원으로 가능한 백석 이전을 선택한 것은 재정자립도 32%의 고양시가 내린 합리적 결단이었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 사업을 네 차례나 반려·재검토했다.
이 시장은 "자치단체의 방만한 재정 운용을 막는다는 투자심사제도의 목적에 완벽히 부합하는 사업을 막는 것은 명분 없는 발목잡기"라고 직격했다. 제도의 취지로 제도를 역이용하고 있다는 이 비판은 소송 리스크 없는 가장 날카로운 행정 비판의 전형이다.
△셋째 10년째 표류 중인 K-컬처밸리 정상화다. 도지사가 약속한 공사 재개 시점이 10개월이나 지연된 현실에서 이 시장은 올해 안에 라이브네이션과의 기본협약 체결과 경기도·고양시·고양시의회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10년이라는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넷째 도비보조율 현실화다. 이 시장은 경기도가 기준 보조율 30%에서 10%를 추가 삭감해 실제 지원 비율이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600억 원 규모 버스 준공영제에서 도비 부담이 30%에 불과하고 200억 원이 드는 마을버스는 고양시가 전액 부담한다. 국·도비 비중이 57.6%까지 급증하는 동안 도비보조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 역설을 이 시장은 "수직적 재정 착취"라는 네 글자로 압축했다. 법적 리스크 없이 광역행정의 구조적 불공정을 가장 예리하게 찌른 표현이었다.
이 시장은 김동연 지사를 직접 겨냥하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경기북부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고 공언했던 지사가 고양시민의 숙원은 외면한 채 정치적 행보에 먼저 나선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자세인지 묻고 싶다"는 발언은 사실관계에 기반한 정면 비판이었다. 직무이탈의 시점과 면담 묵살의 경위는 공개된 사실이고, 그 사실을 엮어 책임을 묻는 구조는 소송리스크를 원천 차단한 20년차 정치 비판의 문법이다.
이 시장은 "도지사가 선거에 출마했다고 경기도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도가 고양시를 종속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파트너로 대하는 진정성 있는 결단을 내릴 때까지 108만 시민과 함께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 터진 공개 충돌이 경기도지사 본경선 판세와 어떻게 맞물릴지, 고양시 108만 민심이 어느 방향을 향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