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공무원'이라 다주택 됐는데…누굴 넣고 누굴 빼나 [공직 다주택자 딜레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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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참여 제한에 공직사회 긴장
고위공직자 다주택 사례 제한적
투기 판단 어려워 기준설정 논란
일각선 법적 분쟁 가능성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을 보유한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논의에서 배제하겠다고 지시하면서 공직 사회에 긴장감이 감돈다. 세종 이전 등 근무 여건 변동으로 다주택이 된 사례가 적지 않아 실질적인 적용 기준을 둘러싼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는 분위기다. 과도한 인사 제한이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관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다주택자나 투기용 주택 보유자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지만, 집값이 오르도록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라며 “잘못된 제도를 악용해 투기까지 한 공직자는 비판을 넘어 제재까지 받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부동산ㆍ주택 정책 담당 공직자의 자산 보유 현황을 전수 점검한 뒤 기준에 해당할 경우 정책 업무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관련 부처 공직자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며 점검이 끝나는 대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고위직, 투기성 다주택 사례 글쎄…대부분 1주택자

현재 부동산 정책 관련 고위공무원 가운데 투기성 다주택ㆍ고가주택 보유로 단정할 수 있는 사례는 많지 않다.

공직자윤리시스템에 따르면 청와대에서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이 다주택자로 분류된다. 이 비서관은 세종시 아파트 1채를 배우자와 공동 소유하고 있으며, 배우자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다가구주택 일부와 도곡동 아파트를 보유해 총 3채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세종 아파트는 매물로 나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을 제외하면 관련 공직자 대부분은 1주택자로, 고가주택 사례로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있다. 김 실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경제 부처 수장 중에서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모두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보유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다주택이나 고가주택 보유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김이탁 1차관은 세종 아파트 1주택자이며, 김영국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세종에서는 공무원연금공단 소유 주택 일부를 임대해 거주하고 있다.

사의 소식이 알려진 김규철 주택토지실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으며 세종 아파트 전세를 이용하고 있다. 가족은 서울에 거주하고 본인은 업무상 세종과 서울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져 투기와 연관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세종 이전이 만든 ‘구조적 다주택’…형평성 논란

관가에서는 정부 부처가 2012년부터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업무상 이유로 2주택을 유지하는 ‘구조적 다주택’이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재직 기간이 긴 국·실장급 이상에서 이러한 사례가 많다.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가족은 기존 거주지에 남고 본인만 세종에 사는 것이다.

세종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세종은 학군이 상대적으로 약해 자녀 교육을 위해 가족을 서울에 두거나 인근 대전으로 이사해 출퇴근하는 경우가 있다”며 “고위직은 서울 보고와 일정이 많아 수도권 주택을 유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세종 이전 초기 정주 여건이 열악해 자의 반·타의 반으로 특별공급 주택을 분양받아 다주택 구조가 형성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조적 다주택은 투기 목적과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내부 반발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1주택 원칙이 적용되면서 직장과 주거 중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있었다”며 “일률적 기준 적용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상속이나 근무 여건 등 다양한 사유로 다주택이 형성되는 만큼 투기성을 가려낼 일괄적 기준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를 이유로 승진이나 업무에서 배제할 경우 공직사회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례로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다주택 신고를 하지 않은 공무원의 승진을 취소했다가 당사자가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당시 대법원은 “다주택 보유 여부와 같은 공무원의 주택보유현황 자체가 공무원의 도덕성·청렴성 등을 실증하는 지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률 전문가는 “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공직자의 업무를 배제하는 것이 곧바로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과도한 기준 적용은 재량권 남용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며 “투기 행위 등 구체적 위법성이 없는 상황에서 단순 보유 사실만으로 불이익을 줄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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