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공주님"⋯팬미팅→팝업도 '세계관' 과몰입 중! [솔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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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K팝 팬덤이 '세계관'의 주인공이 되고 있습니다.

팬들이 무대 위를 바라보는 관객에만 머물지 않는 요즘입니다. 공연장을 찾고 팝업스토어를 돌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 직접 움직이는 모습이 두드러지는데요. 단순히 콘텐츠를 '본다'기보다 '경험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흐름입니다.

이처럼 최근 K팝 산업 전반에서 포착되는 이 흐름은 팬 경험의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 눈길을 끕니다. 과몰입을 넘어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 그 매개도 다채롭습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반응 폭발한 NCT 위시 팬미팅…뭐가 달랐나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그룹 엔시티 위시(NCT WISH)의 데뷔 2주년 기념 팬미팅이 열렸습니다.

사실 팬미팅은 공연 전부터 K팝 팬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름이 '6명의 왕자가 나에게 청혼을 하면 곤란한데요'였기 때문인데요. '로판(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이 절로 연상되는 타이틀 폰트도 웃음도 자아낸 바 있죠.

'6명의 왕자가 나에게 청혼을 하면 곤란한데요'는 실로 로맨스 판타지 소설 콘셉트로 꾸며졌습니다. 단순히 무대를 선보이고 토크를 하는 형식에서 그친 게 아니라 팬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 게 특징입니다. 공연에 앞서 시즈니(팬덤 별칭)들은 투표를 통해 각 멤버들의 캐릭터 설정과 출신 왕국, 첫 등장 대사 등을 직접 완성했습니다.

현장 연출 역시 콘셉트에 충실했는데요. 공연장 1층 객석 통로에는 레드카펫을, 무대에는 성문, 계단, 발코니 등으로 연회장 분위기를 디테일하게 구현해 소설 속 세계관을 팬들 앞에 펼쳐놨죠. 공연 시작 전에는 통상 해당 가수의 노래를 틀어놓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 팬미팅 시작 전 공연장에서는 클래식 연주가 울려 퍼졌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팬들이 퇴장할 때에는 결혼 행진곡이 우렁차게 울려퍼져 웃음을 자아냈죠. 특히 '네오 프린스 & 프린세스'라는 드레스코드팬들까지 세계관 속 인물로 편입시키는 장치로 작동했습니다. 여기에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반지 선물까지 더해지며 콘셉트에 '진심'임을 보여줬습니다.

팬을 세계관에 '몰입'시키는 수준을 넘어 아예 세계관에 '투입'하는 구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요. 팬미팅 전후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팬미팅 무대만큼이나 드레스코드에 충실했던 팬들의 옷차림, 반지 선물, VCR 속 멤버들의 연기력(?) 등이 X(옛 트위터) 등에서 수만~수십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요. 과몰입을 부르는 충실한 세계관 안에서 역할을 부여받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데 따른 팬들의 호응이었죠.

▲(사진제공=IPX)

캐릭터 팝업도 진화…가챠→특별한 서사로 중무장

이 같은 흐름은 캐릭터 지식재산권(IP)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K팝 산업에서 캐릭터는 단순한 판매용 이미지에 머물지 않습니다. 아티스트의 콘셉트부터 각 멤버의 퍼스널리티, 그리고 팬들과의 관계성까지 녹아든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은 상황입니다. 때로는 아티스트를 닮은 모습으로, 때로는 완전히 다른 설정의 존재로 등장하지만 팬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아티스트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곤 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를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역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팝업이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장소에 그쳤다면 이제는 이야기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설계됩니다.

특히 최근 K팝 캐릭터 IP 팝업들은 '연속성'을 띄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각 팝업이 하나의 챕터처럼 이어지면서 이전과 이어지는, 유기적인 서사를 형성하는 사례가 어렵지 않게 포착됩니다. 공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캐릭터의 세계를 탐험하고 사진을 찍고, 숨겨진 요소를 발견하면서 팬들은 이전 스토리와 연결된 설정이나 캐릭터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굿즈를 구매하는 행위 역시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세계관에 참여했다는 일종의 '증표'처럼 기능합니다.

서울 곳곳에서 진행 중인 팝업들은 이러한 흐름을 방증합니다. 다수 K팝 캐릭터 IP 팝업을 전개하면서 호응을 얻는 IPX(옛 라인프렌즈)가 대표적이죠. 아티스트의 무드와 개성에서 출발한 캐릭터를 제품, 글로벌 팝업 등을 통해 K팝 팬덤에게 공개하며 캐릭터 IP 문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일례로 케이팝스퀘어 홍대에서 15일까지 열린 '스위트 드리미즈 팝업(SWEET Dreamiez POP-UP)’은 NCT 드림 멤버들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찾아볼 수 있는 연출이 곳곳에 배치됐습니다. 단순히 전시를 둘러보는 게 아니라 공간을 탐색하며 이런 요소를 발견하는 구조로 설계돼 '보물찾기'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데요. 팬이 직접 움직이며 콘텐츠를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라인프렌즈 스퀘어 명동에서 진행된 '조앤프렌즈 럭키 숍(ZO&FRIENDS LUCKY SHOP)'은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가챠' 요소를 결합해 또 다른 방식의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지드래곤이 참여해 탄생한 '조앤프렌즈'는 첫 번째 팝업부터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했는데요. 이번 세 번째 팝업에서는 랜덤 인형 키링과 랜덤 피규어 키링을 뽑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부각했습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긴장감, 개봉 순간의 기대감이 곧 경험이 되는 건데요. 그중에서도 지드래곤의 무대 의상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레드 의상과 왕관을 착용한 '시크릿 조아(ZOA)' 버전을 찾으려는 반응이 두드러졌다는 후문입니다.

현재 케이팝스퀘어 홍대에서 진행 중인 '마이티즈 원더 룸 팝업(MIGHTEEZ Wonder Room POP-UP)'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캐릭터의 성장 서사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게 특징인데요. 초능력 요정 '마이티즈'는 에이티즈(ATEEZ) 멤버들이 그간 콘텐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꾸준히 애정을 보여온 캐릭터기도 합니다. 에이티즈 멤버들은 팝업 곳곳에 직접 메시지를 숨겨놨고 마이티즈를 소개하는 영상을 남기면서 아티스트와 캐릭터, 팬덤의 연결고리를 강화, 세계관 재미를 배가했죠.

▲(사진제공=카카오게임즈)

게임도 해볼까…덕질 요소 모바일로 옮긴 '슴미니즈'

세계관과 팬 활동을 긴밀히 연결한 사례는 게임에서도 발견됩니다.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의 IP를 활용한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퍼즐게임 '슴미니즈(SMiniz)'는 팬덤 활동 구조를 게임 안으로 옮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이용자는 퍼즐을 풀고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아티스트의 포토카드,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미니즈 캐릭터 카드를 획득합니다. 포토카드는 앨범 콘셉트를 반영해 제작됐으며, 이 구조는 실제 팬덤의 포토카드 수집 문화와 닮아 있어 눈길을 끌죠.

게임 플레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팬 활동의 연장선으로 작동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앨범을 사고 포토카드를 모으던 경험이 모바일 공간으로 옮겨지고, 이용자는 게임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세계관과 팬 활동에 몰입하게 됩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K팝 IP 비즈니스의 진화로 해석합니다. 콘텐츠와 플랫폼 등을 연결해 팬 경험을 다층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이 수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는 건데요. 팬 참여도가 높아질수록 체류 시간과 소비 접점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팬이 세계관의 구성원처럼 직접 경험하는 구조가 만들어질수록 IP의 수명과 비즈니스 가치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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