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청년 주택 4만 가구 목표
전현희, DDP 활용 복합개발 구상
김영배·김형남도 공공공급 강조
전문가 "장기적 민간 활성화 필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내놓은 부동산 공약이 ‘공공 주도’라는 큰 줄기 아래서도 후보별 강점에 따라 다섯 갈래로 세분화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 맞서 이들은 각기 다른 대상과 방식으로 정책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원오 후보는 3선 구청장의 행정 경험을 살린 ‘행정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신통기획을 전면 부정하기보다 정비사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정비사업 매니저 제도’ 도입과 자치구 권한 확대를 통해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민간의 자금을 활용한 ‘서울시민리츠’를 도입하고 시세의 70~80% 수준인 실속형 아파트를 공급해 시장 친화적인 공공 모델을 제시했다.
박주민 후보는 서울 시내 주민센터와 청사 부지 600여 곳을 활용한 ‘청년 주택 4만 가구’ 공급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초기 입주금을 집값의 20% 내외로 낮춘 ‘지분적립형 분양’과 ‘보증금 1000만 원·월세 50만원 투룸’ 등 파격적인 저가 공급이 핵심이다. 여기에 ‘빌라관리소’ 도입을 통해 아파트 위주의 공급 편향을 깨고 저층 주거지 환경 개선까지 아우르는 포용적 정책을 내세웠다.
전현희 후보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전면에 내세웠다. 싱가포르 공공주택을 벤치마킹한 ‘서울윤슬’ 5만 가구 공급을 통해 공공임대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부지 활용 방안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개발 구상도 제시했다.
김영배 후보는 서울을 단일 도시가 아닌 ‘수도권 메가시티’의 핵심 거점으로 재설계한다. 영등포, 청량리, 성수, 신촌 등 4대 도심 거점을 고밀 복합 개발하고 권력기관이 점유한 공공부지를 시민에게 환원하겠다는 파격안을 내놨다. 김형남 후보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 대규모 아파트 개발 대신 빌라·다세대주택의 공공 매입임대로 주력 사업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연 365만원(월 30만원) 수준의 ‘시드타운’을 통해 청년들이 자산을 형성할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철저한 실수요자 중심 공약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성 강화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 과정에서의 현실적 제약을 지적했다. 정원오 후보가 제시한 리츠 모델의 경우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한 배당 구조가 핵심인데, 임대료를 낮추는 정책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주민 후보의 공공청사 활용 청년주택 공급 역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저가 공급을 확대할 경우 서울시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공공 중심 정책이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는 민간 공급이 활성화돼야 시장이 안정된다”며 “공공 중심으로만 흐르면 시장의 ‘공급 탄력성’이 비탄력적으로 변해 가격 변동 폭을 제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신속통합기획에서도 사업 지연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공공의 외연이 더 확대되면 오히려 공급 적기에 브레이크가 걸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