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 아직 갈 길 멀어”…연구·데이터 부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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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진 아이디병원 밸런스센터장 “연구 활성화 위해 산학연 투자 펀드 조성 필요”

▲오한진 아이디병원 밸런스센터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디컬 코리아 2026 행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줄기세포를 활용한 항노화 치료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학적 근거와 임상 데이터가 부족해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한진 아이디병원 밸런스센터 센터장은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 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6’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줄기세포 치료는 과학적 근거와 상업적 활용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임상적으로 충분히 검증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2006년 일본에서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주입해 배아 줄기세포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주목받은 이후 후속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줄기세포 이용 연구는 질병 치료를 위해 진행되지만, 노화를 예방하는 방향으로도 많은 시도가 이뤄진다. 피부에 줄기세포 농축액을 주사하는 방법부터 줄기세포의 분비물인 엑소좀을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하다.

오 센터장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가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줄기세포가 체내에서 어떻게 분화하고 어떤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사람 대상 임상 데이터는 물론 동물실험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줄기세포를 임상적으로 활용하거나 상업적으로 확장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는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 본인의 혈액이나 지방조직에서 추출한 자가세포를 활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오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줄기세포 배양이 제한돼 오히려 큰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자가세포 기반 치료는 안전성 측면에서 비교적 우려가 적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치료를 받고 온 사례는 있지만 장기 추적 결과가 부족해 안전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기초적인 안전 기준조차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줄기세포 치료 확산의 핵심 변수로는 ‘비용 대비 효과’가 꼽힌다. 오 센터장은 “항노화를 목적으로 고가 치료를 선택하려면 확실한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며 “현재는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부족해 일부 수요에 그치고 있다. 데이터가 축적돼야 환자 유입이 늘고 비용도 낮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데, 아직은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최근 의료관광이 보톡스·필러 중심에서 항노화 치료로 확대되면서 줄기세포·엑소좀 시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 센터장은 “기존 미용 시술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고 즉각적인 효과를 원하는 수요가 새로운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다”라면서 “다만 병원마다 줄기세포 추출 방식과 치료 프로토콜이 제각각이고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 현재는 줄기세포 치료인지 자가혈소판풍부혈장(PRP) 치료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봤다. 아울러 “관리·감독과 함께 제도권 내 편입이 필요하며, 시술 방식과 키트 등 규격화가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오한진 아이디병원 밸런스센터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6 행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줄기세포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보다 연구 기반 구축이 우선이란 제언도 나왔다. 오 센터장은 “바이오 기업들이나 대학병원 연구원들이 가장 연구하고 싶어하는 부분이 줄기세포인데 법적 문제 등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줄기세포 배양을 할 수 있게 하고 동물실험이라도 할 수 있게 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산학연이 함께 하는 펀드를 만들어서 연구비를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데이터가 축적되면 임상 근거가 형성되고, 이는 산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의료관광과 결합할 경우 한국이 글로벌 항노화 의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향후 의료 시장에서 핵심 분야가 될 것이다. 항노화, 질병치료 등 줄기세포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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