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자+교육+인프라 결합⋯지역 살리기 판이 바뀐다 [지방시대, 기업 선투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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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주도 지역 재설계 본격화⋯기업들, 지역 투자 후보지 검토
공공기관 단순 이동 넘어⋯기업, 지역대학과 협력 정착 이끌어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균형 취지, 투자·교육·인프라 결합 모델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 위주의 평면적 균형발전에서 벗어나, 기업 투자와 교육 인프라를 결합해 지역의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질적 전환’에 나선다. 공공기관 이전처럼 단순 ‘이동’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투자와 교육, 인프라를 결합해 지역을 재편하는 방향이다. 여기에 기업들은 지역 공장·데이터센터 투자 등 기본적인 사업 확대를 넘어서 지역 대학과 협력까지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사업 확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인프라 확대와 인재 육성, 정착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정부는 지역 거점대학 육성을 위해 주요 기업에 특정 지역을 매칭하고,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해당 지역 대학과의 밀착 협업을 권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들은 생산시설 투자와 더불어 지역 대학과 연계한 취업형 학과 신설을 검토 중이며, 그룹 차원에서 관련 시나리오를 공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구상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과 SK그룹 등이 해당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구상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와 국가균형성장 전략인 ‘5극 3특’ 정책의 일환이다. 수도권 중심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권으로 나눠 성장 거점을 육성하는 방안이다. 지역의 자치 권한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정책의 한 축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역 거점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도권 중심의 교육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해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구조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관련 투자 계획이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 지역에 약 9조원을 투자해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시설, AI 수소 시티 등을 구축하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도 인허가 등 행정 절차와 정책·인프라 지원에 나선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2월 27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해당 지역 대학과 연계한 취업형 학과를 신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후보로는 군산대학교와 전북대학교 등이 거론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역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대학은 취업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기업들의 지역 투자는 교육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과 생활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과 공장이 들어서면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학교와 병원, 상업시설, 유통 채널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는 구조다. 이후 정부의 도로망과 교통 인프라도 이러한 산업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지역 산업 구조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 투자와 교육, 인프라가 동시에 맞물리는 방식으로 지역이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이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지역 활성화와 자립적 발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처럼 기업만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방식은 생활·교통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정착 기반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거주와 생활이 분리되며 ‘출근지’ 수준에 그쳤고 실질적인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구상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해 인프라와 교육, 교통을 함께 구축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정부 주도가 아니라 기업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선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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