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뒷다리까지 구워 먹는다…‘난축맛돈’으로 국산 흑돼지시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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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제주재래흑돼지 기반 품종 산업화…사육농가 1곳서 14곳으로 늘어
식당 2곳서 68곳으로 확대…제주흑돼지보다 연 2억3200만원 추가수익 분석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흑돼지 품종 ‘난축맛돈’ 생산·유통·소비 연결 산업화 체계 구축 브리핑을 하고 있다. (노승길 기자)

삼겹살과 목심에만 쏠렸던 흑돼지 소비 구조에 변화가 시작됐다. 등심과 뒷다리 같은 저지방 부위까지 구이용으로 팔 수 있는 국산 흑돼지 품종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수입 종돈 의존도가 높은 국내 흑돼지 시장에도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맛은 살리고 생산성은 끌어올린 ‘난축맛돈’이 제주를 넘어 내륙으로까지 번지며 국산 흑돼지 시장 확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농촌진흥청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주 고유 유전자원인 제주재래흑돼지를 바탕으로 개발한 흑돼지 품종 ‘난축맛돈’의 산업화 성과와 확산 계획을 발표했다.

난축맛돈은 제주재래흑돼지의 육질 특성과 흑모색 유전자를 유지하면서도 산업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품종이다. 돼지고기 맛과 연관된 유전자와 흑모색 유전자를 확인한 뒤 생산성이 높은 개량종과 교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농진청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육질과 생산성을 함께 갖춘 개체를 선발하고, 농가 실증과 추가 개량을 거쳐 산업화 기반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생산 기반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난축맛돈 사육농가는 2019년 1곳에서 올해 14곳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제주가 12곳, 내륙이 2곳이다. 지난해에는 경남 산청 농가에 종돈 113두를 보급하며 제주 밖 내륙 확장에도 나섰다.

소비처도 넓어졌다. 난축맛돈을 취급하는 식당은 2019년 2곳에서 올해 2월 기준 68곳으로 증가했다. 유통은 제주드림포크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마켓컬리 등 온라인 판매망도 활용되고 있다. 농가와 유통업체,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난축맛돈연구회’를 중심으로 생산·유통·소비를 잇는 체계도 운영 중이다.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난축맛돈 산업화 성과 및 확산 계획' 브리핑에서 난축맛돈 관련 자료들이 진열돼 있다. (노승길 기자)

난축맛돈의 가장 큰 차별점은 저지방 부위의 상품성이다. 등심의 근내지방 함량은 평균 10.5%로 일반 돼지의 1~3%보다 높고, 고기의 붉은 정도를 나타내는 적색도 역시 일반 돼지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덕분에 기존에는 구이용으로 활용이 쉽지 않았던 등심과 뒷다리, 앞다리 같은 부위도 구이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전체 부위를 구이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식당 메뉴 구성과 유통 전략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수익성도 확인됐다. 농진청이 지난해 기준 지육 체중 80kg, 출하 두수 2500두를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난축맛돈의 지육 단가는 kg당 8500원으로 제주흑돼지 7340원, 일반 돼지 6630원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연간 수익은 제주흑돼지보다 2억3200만원, 일반 돼지보다 3억7400만원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농가 성적도 안정적인 편이다. 난축맛돈 농가 4곳의 평균 성적은 산자수 9~10두, 이유두수 8~9두, 도체중 80.8kg, 등지방 두께 20.4mm였다. 축산물품질평가원 2023년 자료를 보면 난축맛돈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44.1%로 제주 흑돼지 평균 27.4%보다 높았다.

농진청은 앞으로 난축맛돈 보급 확대를 위해 생산성과 품질 균일성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평균 10두 수준인 산자 수를 13두까지 높이고, 출하 일령은 평균 190일에서 185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자돈 유전자 분석을 통해 품종 여부를 확인하고, 농가별 품질 편차를 줄이기 위한 사양관리 기술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은 “난축맛돈은 우리 고유 가축 자원을 산업 현장과 소비 시장으로 연결한 대표적인 연구 성과”라며 “앞으로도 농가에는 새로운 소득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국산 흑돼지고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산업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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