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투자 과속⋯수익 기대 미달 땐 충격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와 사모대출이 주요 자금 공급원으로 떠오르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사모대출이 AI 산업 버블 붕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막대한 초기 자금을 필요로 하면서 전통적인 은행 대출보다 사모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메타는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지난해 사모자본 운용사들로부터 약 29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했다.
대형 투자기관들도 AI 인프라 투자를 새로운 사모대출 시장으로 보고 있다. 하비 슈워츠 칼라일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AI 칩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2030년까지 1조8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사모신용 시장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구조가 금융시장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UBS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기술기업에 대한 사모대출 규모가 약 4500억달러에 달했다”며 “특히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사모대출이 급증하면서 자산 가격 과열과 유동성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산업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경우 대규모 투자금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투자 분석업체 모닝스타의 요한 숄츠 애널리스트는 “인프라 펀드들이 데이터센터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 분야가 가장 취약한 영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보고서에서 “AI 관련 설비 투자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며 상당 부분이 비은행 금융과 사모신용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며 “투자 수익이 예상보다 낮아질 경우 신용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빠르게 규모를 확장한 사모대출 시장에서 위험한 금융거래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모든 업계가 그러했듯이 AI 업계의 경제 사이클도 계속 상승할 수는 없다. 업계의 경제 사이클이 바뀌는 순간이 오면 광범위한 디폴트(채무불이행) 물결이 일어나 산업과 금융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