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각국, 1990년대 걸프전 이후 최악 침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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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호르무즈 해협 2개월 봉쇄 시 경기침체”
카타르·쿠웨이트, GDP 14% 급감 전망
사우디·UAE는 GDP 3%·5% 축소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 화재로 항공편 운항 일시 중단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16일(현지시간) 드론이 인근 연료탱크를 공격한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두바이/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조기에 끝나지 않으면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UAE)ㆍ카타르ㆍ쿠웨이트ㆍ바레인 등 중동 주요 국가들이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그룹의 파르크 수사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군사적 충돌이 다음 달까지 이어지고, 그 결과 호르무즈 해협이 두 달 간 봉쇄될 경우 카타르와 쿠웨이트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각각 14%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1990년대 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걸프전이 발발해 세계 석유시장에 혼란이 야기된 이후 중동 국가들이 겪는 최악의 경기침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와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한 대체 경로를 통해 원유를 수출할 수 있고 유가 상승 수혜도 누릴 수 있어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사우디는 장기전 속에서 가장 잘 버틸 중동 국가로 꼽혔다. 사우디는 이란 공격을 대부분 방어하고 있으며 항공 교통과 기업 활동도 제한적 차질만 겪은 채 계속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우디와 UAE 역시 중동 전쟁 장기화로 각각 3%, 5%의 GDP 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추정했다. 석유 부문은 물론 부동산ㆍ관광ㆍ투자 등 다양한 비석유 산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경제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분석은 중동 전쟁이 걸프 아랍 국가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들은 석유 부문과 비석유 부문 모두에서 피해를 입는 ‘이중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지난달 28일 발발한 중동 전쟁은 3주째에 접어들었지만 완화될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주변 국가들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UAE 등은 원유 생산을 줄였으며,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는 최대 LNG 시설의 생산을 중단했다.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의 알루미늄 제련소를 운영하는 알루미늄 바레인(알바·Alba)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상황으로 수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생산량을 약 2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UAE 두바이 국제공항은 16일 “드론 공격으로 인근 연료탱크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화재가 성공적으로 진압됐지만, 이로 인해 5시간 이상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두바이 공항은 지난 2주 동안 이번까지 세 차례 공격을 받았다.

수사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걸프 국가들에게 이번 전쟁은 단기적으로 코로나19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태가 진정되면 재건과 회복이 이뤄지겠지만, 이번 분쟁이 경제 신뢰에 남기는 상처가 얼마나 클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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