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30% 소각…구본상 회장 등 오너 6인에 498억 지급

LIG그룹의 비상장 지주회사인 엘아이지(LIG)가 발행주식의 30%를 소각하는 대규모 유상감자를 실시한다. 감자 대금은 전액 구본상 LIG그룹 회장 등 사주일가에게 지급될 예정이어서, 이들이 확보할 약 500억 원의 현금 용처에 이목이 쏠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IG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465만1463주를 유상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감자 방법은 회사가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유상으로 취득한 후 즉시 소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주당 취득 가격은 3400원으로 책정됐으며, 이에 따른 총 감자 규모는 498억15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자본금은 244억원에서 171억원으로, 발행 주식 수는 4883만8220주에서 3418만6757주로 줄어들 예정이다.
거래 상대방은 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6인이다. 세부적으로는 △구본상 회장(822만9519주) △구본엽 부회장(529만9226주) △구창모 씨(44만9278주) △구영모 씨(44만9278주) △구연주 씨(11만2081주) △구한주 씨(11만2081주) 등이 참여한다. 이번 감자로 구 회장은 약 280억 원, 구본엽 씨는 약 18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감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줄이면서 주주들에게 그 대가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 수를 줄이는 만큼 주주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통상 기업 규모보다 자본금이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줄여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거나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임으로써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나 투자자들이 기업에 묶여 있던 자금을 현금화해 상속세 재원 마련이나 개인적 채무 상환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시행하기도 한다.
LIG는 이번 감자 사유에 대해 “자본구조 적정화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뛰어난 수익성을 기록하며 유상감자를 뒷받침할 재무적 체력을 증명했다. 2024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6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4% 급증했다. LIG넥스원 등 주요 자회사의 지분법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다, 교환사채(EB)와 관련한 파생상품 평가이익 등이 반영된 결과다. 2024년 말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이 4762억원에 달해 500억원 규모의 감자 대금을 지급하고도 충분한 재무 여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상감자는 상황에 따라 다르나 취득 원가 대비 차익에 대해서만 과세하므로 대주주에게 세무적으로 더 유리한 선택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LIG는 2021년 73억원을 배당하고 이듬해 쉬었다가 2023년 49억원, 2024년 63억의 배당금 지급했다. 결론적으로 회사에 돈은 넘치고 부채는 줄었는데 여러 용도로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회사의 풍부한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대주주의 지분 가치를 현금화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유상감자는 31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확정되며, 감자 기준일은 5월 20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