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군함 보내라"…청와대 "한미 간 긴밀 소통, 신중히 판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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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공개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동맹국인 한국이 중동 해상 안보 부담 분담 요구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와 관련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언급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하여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 측의 공식적인 군함 파견 요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해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며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 등을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만남에서도 이란 전쟁과 관련한 구체적인 군 파병 요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관련 발언을 한 만큼 조만간 군함 파견 요청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미국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 작전이 군사적 위험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가장 좁은 곳의 폭이 39km에 불과하다. 이란이 기뢰 설치 등으로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고 민간 선박 피격 사례도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적으로 정당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자칫 이란을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당장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상 침략 범죄라며 "한국이 대이란 군사 행동에 동참하는 것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우리 헌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해상 안전을 위한 국제적 협력으로 포장된 미국의 전쟁 확대 전략에 편입되는 길"이라며 "미국의 침략전쟁 중단과 한국 정부의 파병 거부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미 동맹을 고려하면 미국 측의 요청을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미국이 정식으로 파병을 요청할 경우 정부는 청해부대 파견 여부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과거에도 아덴만에서 활동하던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보내 한국 상선을 호위한 전례가 있다.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1월 미군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자,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토록 한 것이다.

만약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파병이 결정될 경우 이번에는 상황이 과거와 다를 수 있다. 당시에는 청해부대가 독자 작전 형태로 임무를 수행했지만, 이번에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임무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회의 별도 파병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미국의 공식 요청 여부와 중동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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