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풀 ‘다국적군’ 추진…한·중·일 등 5개국에 군함 차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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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영·프에 군함 파견 사실상 압박
한국, 에너지 안보·외교 부담 동시 직면
아직 美의 공식적인 파견 요구는 없어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에도 유가 100달러 돌파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에 있는 앤드류스 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마비 상태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국적군 결성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한국은 가뜩이나 유가 급등에 원·달러 환율마저 다시 1500선이 뚫리는 등 복합적인 경제 쇼크에 직면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다국적군 구상에도 포함되면서 새로운 외교적 압박에도 고심하는 처지가 됐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인해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바라건대 지도부가 제거된 국가(이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지속해서 위협받지 않도록 해협 봉쇄 압박의 영향을 받는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과 다른 여러 국가가 이곳(호르무즈 해협)에 함정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미 이란의 군사적인 능력을 대부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란이 해협 어딘가에 드론 몇 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는 등 상선을 위협·공격하는 일을 미군으로만 모두 막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요청 수준에서 그쳤지만, 사실상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파견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닌 제3국에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동참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미국 측이 정부 차원에서 정식으로 군함 파견 요구를 해오면 한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 한미 동맹 관계, 중동 리스크 등을 모두 고려한 어려운 결정을 강요당하는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공식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위험한 작전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이란을 완전히 적으로 돌릴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다. 만약 실제 군함 파견이 결정된다면 주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해부대가 파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동에서 모든 당사국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먼저”라며 “관련 국가들은 안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19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정식 요청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가디언은 영국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영국은 현재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지역 내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호위 임무를 위해 프랑스 함선을 걸프 지역에 보낼 의향은 있지만, 이란 전쟁의 가장 치열한 국면이 끝난 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이날 갑작스레 군함 파견을 요청한 것은 지난주 국제에너지기구(IEA) 소속 국가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음에도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11% 상승한 배럴당 98.71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3.14달러로 2.7% 오르며 2거래일 연속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었다. 이는 2022년 7월 말 이후 3년 7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전쟁도 한층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연계된 무장세력들이 이날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건물을 공격하자 이라크 내 자국민들에게 전면 철수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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