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56주 만에 하락 전환
마용성 둔화하고 동작 보합
전세 줄자 외곽 위주 매수세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 3구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강동까지 확산되며 강남 4구 전체가 약세로 돌아선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중저가 지역은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정부 규제로 전세 물량이 줄어들자 무주택자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와 용산은 3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강동까지 약세로 전환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5개 구가 전주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강남은 전주 -0.07%에서 -0.13%로 하락폭이 확대됐고 서초(-0.01→-0.07%), 송파(-0.09→-0.17%)도 내림세가 심화했다. 강남 3구와 함께 동남권에 속하는 강동도 전주 0.02% 상승에서 0.01% 하락으로 전환했다. 강동 집값 하락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56주 만이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용산은 0.03% 내렸다.
강남 지역에선 5월 9일 시행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급매 물량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호가와 실거래가 모두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 3구 아파트 국민평형(전용면적 84㎡) 평균 3.3㎡당 가격은 2월 8432만원을 기록해 전월(9640만원)보다 12.5% 하락했다.
용산과 함께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0.13→0.07%), 성동(0.18→0.06%)은 상승했지만 전주 대비 폭은 둔화해 보합에 가까워졌다. 정비사업이 활발해 최근 오름세를 탔던 동작은 전주 대비 보합(0.00%)을 기록해 하락 전환을 목전에 뒀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후인 5월 중순쯤 통계에서 하락폭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으나 지난해처럼 강한 상승세로 이어지기보다는 거래가 줄어들며 약보합 수준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강북에선 상승률 확대가 이어졌다. 비교적 오름폭이 크게 증가한 성북(0.19→0.27%)을 비롯해 강북(0.04→0.05%), 도봉(0.06→0.07%), 노원(0.12→0.14%), 은평(0.17→0.22%) 모두 소폭 증가했다.
서울에서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금관구'도 상승폭이 커지는 추세를 보였다. 금천은 전주와 같은 0.06% 올랐고 관악(0.09→0.15%), 구로(0.09→0.17%)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처럼 기존 비인기 지역들의 상승폭이 확대된 건 규제로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무주택자들이 가격 부담이 덜한 외곽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생애 최초 매수 건수는 전월보다 18.4% 증가했다. 특히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당분간 키 맞추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발 가격 조정 흐름이 한강벨트 및 인접 주요 자치구로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은 매물 총량이 증가함에도 여전히 실수요 유입이 꾸준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있고 세금 규제 강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해 단기간 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