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 1% 상승 시 국내 물가 0.2% 오른다"⋯한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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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통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분석
"AI 투자 확대부터 중동 사태, 미 관세정책 등도 물가 관련 변수"

▲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최근 하향 안정화를 이어가던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이슈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과 AI 투자 열풍,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여기에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중동 리스크 등이 전세계, 그리고 한국 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상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스크 요인 점검 및 시사점'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인플레는 올해 대체로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수요ㆍ공급 및 정책 측면에서 여러 리스크 요인이 잠재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수요 측면에서는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이 글로벌 물가 상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IT 경기 호조와 완화적인 통화·재정정책 등 영향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성장세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처럼 성장세가 동반 강화되는 시기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 기조가 물가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 수준을 상회하고 정부부채도 높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출 확대 등으로 재정건전성 우려가 심화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 물가 안정 경로를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빠른 발전 역시 공급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꼽혔다. 원자재 수요 폭증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반도체 뿐 아니라 운영 전력을 위한 천연가스, 전력망 확충용 비철금속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한은 관계자는 "HBM 등 고성능 제품에 생산 역량이 집중되면서 범용 반도체 공급은 오히려 제약돼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 공급망 관련 최대 변수로는 중동 리스크가 꼽힌다. 한은은 "최근 중동 리스크 증대로 국제유가가 큰 폭 상승했으며 이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상황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은 향후 물가 경로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자국 우선주의 산업정책과 미국발 관세 정책 변화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기점으로 각 국가 간 산업정책이 자국 우선주의를 취하면서 공급망 분절화가 심화되고 생산비용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공급관세 인상에 따른 상품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서비스 물가까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다.

문제는 이 같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한국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은 추정 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1%p 상승할 경우 국내 물가는 약 0.2%p 상승하는 직접적인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주요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는 수입 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AI 투자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국내 물가에도 잠재해 있는 상방 리스크인 만큼 이 같은 요인들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간접적으로도 주요국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 운용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환율 경로를 통해 국내 물가 파급영향도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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