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AI 인프라 중심 사업 재편…계열 구조도 빠르게 변화

삼성전자의 글로벌 계열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장과 오디오, 스마트빌딩, 로봇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이 이어지면서 기업 구조가 ‘초거대 기술기업’ 형태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0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연결 종속회사는 총 308개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1개 늘고 11개 줄어 순증 규모만 80곳에 달한다. 글로벌 전자기업 가운데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확장 속도다.
삼성전자의 계열사 확대는 대부분 전장 자회사 하만(Harman)을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오디오 기업 사운드 유나이티드(Sound United)를 비롯해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잇따라 계열에 편입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유럽 공조 기업 플랙트그룹(FlaktGroup) 계열사들도 대거 삼성전자 네트워크에 편입됐다. 환기·공조(HVAC) 사업은 데이터센터와 스마트빌딩, 산업 설비 등에 필수적인 기반 산업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데이터센터 냉각과 에너지 관리 등 기업 간 거래(B2B) 인프라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로봇 분야 투자도 계열 구조 변화에서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취득 사실을 명시했다. 2024년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94만 주를 인수하는 콜옵션 행사를 의결했고 지난해 3월 지분 인수절차를 완료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AI’ 시장 확대에 대비한 투자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는 현재 △DX(가전·모바일) △DS(반도체) △SDC(디스플레이) △하만(전장) 등 4개 축으로 운영된다. 여기에 전장, 오디오, 로봇, 스마트빌딩 등 신규 사업이 더해지면서 계열사 규모도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전장과 오디오 사업은 삼성전자가 ‘포스트 스마트폰’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분야다. 하만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카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인수로 자동차 음향 시스템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빌딩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역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력과 냉각, 에너지 관리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랙트그룹 인수 역시 이러한 시장 변화를 고려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조직 역시 거대한 네트워크 형태다.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DX 부문 9개 지역총괄, DS 부문 5개 지역총괄 체제를 운영하며 전 세계 생산·판매 법인을 관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계열 확대 흐름을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으로 보고 있다. 기존 반도체와 스마트폰 중심 사업 구조에서 전장, 로봇,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종합 기술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순 전자제품 제조 기업에서 벗어나 AI 플랫폼 기반 종합 기술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계열 구조에서도 나타난다”며 “향후 전장과 로봇, AI 인프라 관련 인수합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