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연체율 0.63%…10년 전보다 곱절 상승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한계로 치닫고 있다. 운영비와 생활자금을 대출로 버티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골목상권 밀집 업종인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연체율과 무수익여신도 빠르게 늘며 은행권 건전성 부담까지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도소매·숙박·음식점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349조8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3조3938억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3130억원 증가했다.
2024년 1분기 330조2147억원 수준이던 대출이 2년 새 2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골목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 밀집 업종의 빚 부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대출의 양뿐 아니라 질도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63%로 집계됐다. 2015년 말 0.34%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0.29%포인트(P) 상승해 곱절에 가까워졌다.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2015년 말 0.92%에서 2019년 말 0.50%, 2020년 말 0.27%, 지난해 말 0.12%로 낮아졌다. 기업대출 전반이 아니라 경기 민감도가 높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부문에서 부실 압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충격에 경기 회복 지연까지 겹치며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이 빠르게 약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의 절대 수준보다 최근 이어지는 상승 흐름을 더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기 회복 지연 속 연체율 오름세가 이어지는 점은 분명 부담 요인”이라며 “다만 은행권이 이익 체력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 충격을 흡수할 여력은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상환 여력 약화는 은행권 건전성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조19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2%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통상 3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가 지속돼 원금과 이자를 사실상 회수하지 못하는 부실 대출을 말한다.
총여신이 큰 폭으로 늘지 않는 상황에서 무수익여신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은행권 건전성 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은 경기 민감도가 높아 불황이 길어질수록 부실화 속도가 빨라진다”며 “지금은 대출 잔액 증가보다 연체율과 무수익여신 흐름을 함께 보면서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