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주식형 펀드, 올 들어서만 71.1조 원 증가

지난달 자본시장에 은행권을 웃도는 수신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동 사태 여파로 잠시 주춤해지긴 했지만 '코스피 6000' 돌파 등 활황장 속 예금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공고해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잔액은 1423조5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48조6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 수신 증가 폭(47조3000억 원)을 웃도는 수치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월에 이어 2월에도 은행 수신 증가 규모를 웃돌았다.
2월 중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대폭 증가했다. 주식형펀드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1월(+37조 원)에 이어 2월에도 30조원대 자금이 몰렸다. 올들어 70조 원 이상의 자금이 자산운용사 주식형펀드에 쏠린 것이다. 초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5조5000억 원이 신규 유입됐고 기타펀드와 혼합형펀드에도 각각 7조6000억 원, 1조5000억원이 추가됐다.
이 기간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118조7000억 원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전월 50조 원 이상 빠져나갔던 은행 수신은 2월 들어 증가 전환했다. 저축성예금 가운데 수시입출식예금은 올해 1월 37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가 지난달 25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또다른 저축성예금인 정기예금도 10조 원 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가계자금이 소폭 유출됐으나 기업 여유자금 및 지자체 일시 운용자금 예치 등으로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증시 변동성 심화 속 머니무브 움직임은 중동 리스크가 본격화된 3월에도 이어지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만 이달 닷새 만에 약 11조원의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주최한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회의'에서도 참가자들은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 현상과 ETF, 퇴직연금 등 투자 주체의 확대가 시장 활력을 높이는 반면 자금 쏠림을 심화시켜 외부 충격 발생 시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권도 수신자금 이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금 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증권사로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고 종합투자계좌(IMA)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은행에 우호적이지 않다"면서 "머니무브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자산관리 역량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