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환율 영향 없다면 2027년 GNI 4만 달러 돌파 가능"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년 연속 3만6800달러대에 머물렀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 이상 증가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탓에 달러 기준 국민소득 증가율이 0%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인당 GNI는 4만달러대에 진입한 대만, 3만8000달러대로 추정되는 일본에도 추월당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실질 GNI는 3만6855달러로 전년(3만6624달러) 대비 0.3% 증가했다. 원화(5241만6000원)로 추산할 경우 전년 대비 4.6%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지난해 환율이 수급 이슈로 우리 경제 펀더멘털보다 과도하게 급등한 부분(4.3% ↑)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미 달러화 기준 1인당 GNI는 2014년(3만798달러) 3만달러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1년 3만7898달러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2022년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원화가 약세를 기록하면서 3만5229달러로 축소됐다. 이후 2023년(3만6195달러)과 2024년(3만6745달러),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만6000달러’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아직 공식 순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7~8위로 점쳐졌다. 일본·대만의 GNI가 눈에 띄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대만은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 영향으로 4만 달러를 넘어섰고 일본도 기준연도 개편 등으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 부장은 “대만과 일본의 연평균 환율은 전년 대비 각각 2.9%, 1.3% 하락했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달러 기준 증가 효과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1인당 GNI의 4만 달러 돌파 시점은 환율이 핵심 변수로 꼽혔다. 김 부장은 “환율 영향이 ‘0’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적용하면 2027년에는 4만달러를 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실질 GDP는 1.0%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1월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한 수치다. 직전연도인 2024년 실질 GDP 성장률은 2.0%였다. 이날 함께 발표된 2025년 4분기 실질 GDP는 -0.2%로, 속보치 대비 0.1%포인트(p) 개선됐다.
실질 GDP를 지출 항목별로 보면 비중이 큰 민간소비가 재화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1.3% 늘었고, 정부소비와 설비투자 역시 각각 3.0%, 2.0% 증가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건설 감소로 9.8% 급감했다. 이 기간 수출은 4.2%, 수입은 3.8% 확대됐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2.0% △서비스업 1.7% △건설업 -9.5%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명목 GDP는 원화 기준 2663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성장했다. 그러나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1조8727억 달러로 전년 대비 0.1% 줄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달러 환산 경제 규모를 끌어내린 결과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998년 외환위기(1395원)보다 높은 1422원으로 집계돼 달러 환산 기준 성장률이 뒷걸음질쳤다.
김 부장은 앞으로의 경제성장 전망과 관련해 “올해 1~2월 개인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4분기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고 통관 수출 또한 1~2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31.3% 증가했다”면서 “1분기 민간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2월까지 지속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란 사태에 국내 성장이나 물가가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사태가 조기 종료된다면 올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나마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