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긴장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9일 코스피는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에 이어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까지 발동되며 급락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을 저점 매수 기회로 본 개인 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송재경 디멘젼투자자문 투자부문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최근 시장 상황을 두고 "이건 처음인 것 같다. 2000년도 이때는 있었지만 정말로 한 20여 년 만에 다시 보는 장세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근 시장 불안을 키운 핵심 요인으로는 중동 긴장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을 지목했다. 그는 브렌트유 가격이 단기간에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브렌트유 기준으로 83달러를 고점으로 목요일까지 유지하다가 금요일에 90달러를 넘어섰고, 주말 사이에는 95달러를 넘어섰다. 아시아 시장이 열리면 보통 100달러는 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거의 지금 110달러까지 한 방에 올라가고 있다"며 "지금 상황 자체는 위가 완전히 뚫려 있다. 그래서 카타르에서 지난주에 경고했던 게 빈말이 아니다. 카타르 국왕이 15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얘기했고, 혹자는 180달러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역설적으로 유가 급등이 사태 확산을 막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송 대표는 "트럼프가 중동을 때려서 유가가 급등하는 것 자체가 트럼프를 막아설 수 있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자동차 연료비가 올라가는 것이다. 보통 갤런당 4달러에서 4.2달러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다 폭발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단기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송 대표는 "지금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는 하단을 열어 놓고 볼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코스피 5000선 아래까지도 열어 놓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빚투에 대해서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송 대표는 “빚투는 마음이 급해서 빨리 부자가 되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포모(FOMO·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 심리 때문에 주변에서 돈을 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무리하게 뛰어드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송 대표는 "적어도 이번 주 정도는 버텨 보셔야 한다. 관망하는 게 맞다"며 "변동성이 너무 높아져 있고 지금 중동 상황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주가 변동성의 최대 고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양날의 검과 같다”며 “올라갈 때는 수익이 커지지만 시장이 하락하면 손실도 빠르게 확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지정학적 사건은 항상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된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유가 급등이 장기화해서 글로벌 침체가 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1973년 중동 전쟁 때는 유가가 두 달 만에 세 배 이상 뛰면서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렸지만 지금 상황이 거기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현금 비중 확보를 강조했다. 송 대표는 "투자를 할 때 100%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80%만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쫓아가라는 말이 있다"며 "항상 현금 비중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이런 변동성 장세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방산 산업에 대해서는 구조적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송 대표는 "냉전이 끝난 이후 전 세계가 누려 왔던 평화 배당금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자주 국방 수요가 늘면서 한국 방산이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중장기 증시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봤다. 송 대표는 "이 국면만 잘 극복하고 나면 새로운 기회는 분명히 올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상승과 국내 기업의 밸류에이션 개선이 이어지면 코스피 6000선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송 대표는 "항상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지금 같은 장에서는 냉정하게 시장을 보고 무리한 레버리지는 피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