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보수 정치 지형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주진우 의원이 부산시장 경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박형준 체제'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부산MBC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0~21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32.6%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 16.2%, 주진우 의원 15.8%, 조경태 의원 8.6%,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 6.6%,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5.5% 순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대목은 주 의원과 박 시장의 격차가 0.4%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현직 시장과 초선 의원의 지지율이 사실상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인 것이다.
부산 정치권에서는 이 결과를 단순한 여론조사 이상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보수층 내부에서 나타난 표심의 변화가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해당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들은 박 시장보다 주 의원을 더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합리적 보수를 강조해 온 박 시장의 온건 노선에 불만을 가진 보수 유권자들이 보다 선명한 메시지를 내는 주 의원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박형준 체제의 균열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도 작용했다. 당내에서 부산시장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4선 중진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 유권자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는 흐름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그 표심 일부가 자연스럽게 주 의원에게 흘러갔다는 것이다.
주 의원의 부상은 단순한 후보 경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도 나온다.
1975년생인 주 의원은 이른바 ‘X세대 정치인’이다. 1990년대 대중문화의 황금기를 경험하며 성장한 세대로, 권위주의적 정치 문화보다는 수평적 소통과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강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연차와 서열이 강하게 작동하는 영남 정치권에서 초선 의원이 광역단체장 경선에 도전하는 행보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PK 정치권에서는 보통 다선 의원이나 중진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초선 의원이 현직 시장과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 자체가 정치적 사건에 가깝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 의원의 정치 스타일도 변수로 꼽는다. 국정감사 등에서 비교적 선명한 대여 공세를 이어온 주 의원의 메시지가 보수 지지층의 정서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안정적 행정을 강조하는 박 시장의 정치 스타일과는 분명한 대비를 이루는 대목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부산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잔잔하던 부산 보수 정치 지형에 작은 균열이 생겼고, 그 균열이 결국 '초선의 반란'이라는 파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향해 부산시장 선거 구도가 서서히 형성되는 가운데, X세대 정치인 주진우의 도전이 박형준 체제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부산 문화방송(MBC)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조사로(2월20~21일, 부산 거주 만 18살 이상 1001명) 무선 자동응답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5.9%을 기록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각 방송사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