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오죽했으면 번거롭고 어려운 작업을 감수하면서까지 비계량 평가 논리를 쌓아 제재를 했겠나.”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에 경영개선요구가 내려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경영개선권고를 부과받을 당시부터 롯데손보는 “비계량평가 결과를 근거로 한 조치는 부당하다”고 반박해 왔다. 다만 재무 지표가 아닌 비계량 평가를 근거로 제재 논리를 새롭게 쌓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감독당국 입장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 3등급, 자본적정성 부문 4등급을 받으며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경영개선권고가 내려졌고 이달 4일에는 경영개선요구 조치가 이어졌다.
보험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자본을 소진하며 재무 지표를 맞추는 방식의 경영이 이어져 온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업력이 긴 보험사로 판매 채널과 영업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도 있다. 지급여력비율(K-ICS) 등 기초 체력 역시 당장 위기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을 사모펀드(PEF) 지배구조에서 찾는 시각도 적지 않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다. 사모펀드는 통상 5~7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구조다. 반면 보험업은 장기 자본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산업이다. 자산 운용 주기가 길고 자본 규제도 강하다. 때문에 사모펀드의 전통적인 투자 전략이 보험업에서는 기대만큼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롯데손보 상황을 지켜본 보험업 전문가는 "자산운용 주기가 긴 보험업은 사모펀드처럼 단기 성격의 자금이 들어와 투자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른 산업처럼 구조조정 등을 통해 단기간에 비용을 통제하기 어려운 비즈니스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대규모 증자 역시 쉽지 않다. 사모펀드는 투자자(LP)의 자금을 운용하는 구조라 추가 자본 투입에 제약이 있다. 자본 규제가 핵심인 보험업에서는 구조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마라톤 산업인 보험업과 단거리 경주를 전제로 한 자본의 결합은 애초부터 쉽지 않은 조합이었을 수 있다. 다만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 창업자인 정장근·강민균 대표가 경영 정상화에 직접 나선 만큼 이번 사례가 과거 사모펀드 대주주 보험사들의 전례와 다른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