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루트 활용 시 운임 최대 80%↑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를 공식 선언하면서 세계 경제가 ‘물류 암흑기’의 문턱에 섰다. 글로벌 해상 운임이 ‘폭등’의 전조를 보이는 가운데, 연료비와 보험료의 동반 급등은 전 세계 해운망을 연쇄 마비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
4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한국형 건화물선 운임지수(KDCI)는 2만1533포인트(p)로 전주 대비 3.58% 상승했다.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KCCI) 역시 같은 기간 6.04% 오른 1614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 선박 운임을 나타내는 케이프사이즈 지수는 3만2184p로 3.95% 상승했고, 파나막스 지수도 1만8578p로 1.45% 올랐다. 글로벌 대표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이번 주 발표에서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을 오만과 아라비아해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약 11%, 해상 원유 수출 물량의 34%가 이곳을 통과한다. 한국의 원유 수입 물량 가운데 약 70%가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봉쇄 장기화 시 국내 산업 전반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 수는 3척으로 나타났다. 공사 측은 현재 상황을 과거 위기와 달리 최초의 실질적인 통항 마비상태로 진단했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발 원유와 LNG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선박들은 아라비아해와 인도양을 우회하는 장거리 항로를 택해야 한다. 이에 해상 보험료, 연료비 등 부담이 커지면서 유조선·컨테이너 운임 상승 압력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 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해상운임 증가는 해운사들에는 희소식이 될 수 있지만, 전쟁 상황임을 고려하면 유가 상승·물동량 감소도 동반돼 운임 상승 폭이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해운망 불확실성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최소 10척의 선박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홍해 역시 후티 반군이 상선 공격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CMA CGM과 머스크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로 전환한 상태다. 특히 홍해 사태 이후 중동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2023년 말과 같은 해상운임 급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봉쇄 선언이 단기적 압박 수단에 그칠지 장기화할지에 따라 산업 전반의 파급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중동항로는 홍해·수에즈 항로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선복 재배치가 이뤄지면서 실질 가용 선박이 감소하고 있다”며 “에너지(원유·LNG) 수급 불안정이 심화되고 글로벌 해운 물류망의 연쇄적인 마비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