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인허가 이뤄져야 SMR 계약
루마니아 프로젝트 지연도 변수
뉴스케일과 수주 순서 조정 수순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구도에서 사실상 ‘속도’ 중심 재편에 나선 배경에는 뉴스케일파워의 6GW에 달하는 미국 테네시밸리전력청(TVA) 사업 수주 지연이 자리하고 있다.
루마니아 프로젝트도 변수다. 루마니아 정부는 77MW SMR 6기 도입 계획을 확정했지만 우선 1기에 대해서만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1호기가 정상 가동될 경우 나머지 5기로 확대하는 구조다. 반대로 문제가 발생하면 뉴스케일에 환불을 요청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 1기는 2033년, 6기 전체는 2034년 가동을 목표로 잡았다. 당초 6기를 2030년까지 가동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지연된 것이다. 사업 리스크는 대부분 뉴스케일이 부담하는 구조다.
이와 달리 테라파워는 건설 허가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발주 시점이 구체화되면서 제작사 입장에서 수주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엑스에너지 역시 초도 프로젝트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SMR ‘병렬 구조’ 내 경쟁 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SMR 사업은 기술 경쟁을 넘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규제 인허가가 맞물려야 본계약으로 이어진다. 개발사의 수주 늦어질수록 제작사는 설비 투자, 인력 확보, 소재 발주 등 선행 비용을 떠안게 된다. 수주가 지연되면 생산능력(CAPA)만 쌓이는 구조다.
산업계도 SMR 사업의 실질 변수로 ‘프로젝트 가시성’을 지목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예약 계약을 통해 일부 매출을 인식하고 있지만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한 대형 주기기 매출과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SMR은 초도 프로젝트가 확정돼야 금융조달과 PPA 체결이 연쇄적으로 속도를 내는 구조라는 점에서 첫 본계약의 시점이 기업가치에 결정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선택은 뉴스케일과의 결별이라기보다 수주 파이프라인의 순서를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발주 일정이 구체화된 트랙을 우선 배치해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SMR 시장의 판도가 ‘기술 우위’에서 ‘의사결정 속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누가 먼저 이사회 문턱을 넘고 누가 먼저 본계약을 체결하느냐가 주도권을 가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