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산에너빌리티, 빌 게이츠 ‘테라파워’와 SMR 속도전 [SMR 동맹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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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테라파워 협력 SMR 실모형 만든다
뉴스케일파워 투자 결정 지연에
설비 선점·인력 확보 부담 커져
발주·수주 시점 초점 동맹 재편
업계 “SMR 시장 본격 속도경쟁”

한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의 문법이 ‘이름값’에서 ‘실익’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이라는 상징성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실제 발주 가능성과 수주 속도를 전략의 최우선 잣대로 삼기 시작했다. 화려한 업무협약(MOU)보다 손에 잡히는 본계약이 우선이라는 냉정한 시장 논리가 K-원전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테라파워 SMR 주요 부위 제작을 위한 목업(Mock-up) 작업에 착수했다. 목업은 실제 기기 제작에 앞서 동일한 크기 또는 일정 비율의 모형을 제작해 설계 적합성과 제작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생산 공정과 용접 정밀도, 조립 구조 등을 점검하는 단계로 통상 본계약 체결과 발주가 임박했을 때 진행된다. 시장에서는 테라파워 프로젝트의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반면 뉴스케일파워는 올해 1월 이사회에서 SMR 신규 투자나 수주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뉴스케일 관련 추가 투자와 신규 집행을 보류하기로 했다. 기존 공장 설비와 기자재 생산 체계는 유지하되 추가 자금 투입은 중단했다. (관련기사 : 두산에너빌, 의사결정 빠른 ‘테라파워’와 전략적 파트너십)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뉴스케일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곳이다. 한국형 원전 원자로와 핵심 기자재, 웨스팅하우스 AP1000 노형의 원자로·증기발생기, 가동 원전 교체용 기자재 등을 공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4400만달러, 2021년 6000만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뉴스케일은 SMR 개발사 가운데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표준설계인증을 취득하며 선두주자로 평가받아 왔다.

SMR 산업 구조는 제작사보다 개발사가 훨씬 많은 ‘비대칭 구조’다. 전 세계 SMR 개발사는 70~80개에 이르지만, 실제 원자로 주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대형 원전 제작 경험을 갖춘 국가로 한정돼 소수에 불과하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개발사의 의사결정 속도가 사업 리스크로 직결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뉴스케일 등 주요 개발사와 병렬 협력 구조를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SMR 기업 엑스에너지와 주기기 제작을 위한 예약 계약을 체결하며 비교적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내부에서는 개발사별 프로젝트 가시성과 발주 시점을 기준으로 수주 파이프라인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가 통합된 일체형 구조로 제작된다. 본품 제작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담당한다. 대형 단조 소재와 정밀 용접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개발사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경우 제작사는 설비 선점과 인력 확보 등 선행 부담을 떠안게 된다. 수주가 지연되면 생산설비 부담만 커지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케일과의 협력을 중단했다기보다는 발주 시점이 구체화된 트랙을 우선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SMR 시장이 본격적인 속도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에 추가 투자를 계획한 바 없어 중지나 보류할 사안은 따로 없었다”면서 “테라파워와는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계약 이후 관련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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