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든이는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죽어갔다.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해 10월 여수에서 발생한 4개월 아이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10월 22일 12시 30분경 여수소방서에는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아이는 이미 얼굴이 창백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상급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2시간 거리의 광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응급 구조사가 본 아이의 모습은 참담했다. 입술이 새파랬으며 여기저기 색이 다른 멍이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도 아이는 응급 구조사의 손가락을 쥐며 삶의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병원에서 본 아이의 상태는 훨씬 심각했다. 당시 담당 의사는 “‘아이가 거의 죽어서 왔다’라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라며 “수술을 위해 개복을 했을 때 500cc 정도 혈액이 들어 있었다. 아이에겐 엄청 난 피다. 외력에 의해 장기가 찢어지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아이는 두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입원 나흘 만에 숨을 거뒀다. 고작 4개월, 고작 69cm. 아이는 태어난 지 133일 만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친모 양씨는 아이가 물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부검 결과는 다른 말을 했다. 머리에는 뇌출혈이 있었고 총 23군데의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다. 사인은 다발설 외상에 의한 출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 익사 이전 반복적인 외상성 손상에 의한 사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친부는 아이가 성인 침대에서 낙상해 상처가 생긴 것이라며 집에 설치된 안방의 홈캠 영상을 제출했다. 이후 친모는 초기 ‘욕실에 방치했다’라는 진술을 번복하며 ‘방치가 아니라 잠깐 딴생각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친부가 제출한 홈캠 영상에서도 아이를 안고 방을 나갔다가 1시간 뒤 허둥지둥 들어와 아이를 달래는 양씨의 모습이 담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진실은 그 영상 속에 있었다. 바로 음성 녹음이었다.
영상과 함께 녹음된 음성 볼륨을 높이자 양씨가 아이를 학대하는 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것. 둔탁한 마찰음과 함께 양씨는 “죽어”, “너 같은 거 필요 없어”, “죽여 버려” 등 소리를 질러댔다.
이에 대해 추궁하자 양씨는 ‘욕조 두 개가 겹쳐 있었고 빠지지 않아 그걸 치는 소리’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홈캠 영상을 추가로 확보했고 11일 치 영상 속에는 양씨가 아이를 학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안겼다.
소아과 전문의는 영상을 보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저 상황에서 4개월까지 살아간 게 기적이다. 언제든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한다”라며 “아이들은 팔다리 관절이 약하기 때문에 탈구가 잘된다. 저렇게 들고 던지며 흔들면 당연히 뇌출혈이 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친모 양씨는 아이를 때린 것을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리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