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경마 데이터 첫 대규모 분석…말 복지 정책 과학적 기반 강화

한국마사회의 말수의학 연구가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으며 경주마 부상 예방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1일 마사회에 따르면 소속 최윤기 수의사와 영국 브리스틀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 팀 파킨(Tim Parkin) 교수가 공동 수행한 연구가 말수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Equine Veterinary Journal(EVJ)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훈련한 경주마를 대상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천지굴건 질환(SDF tendinopathy)’ 위험 요인을 통계적으로 규명한 것이 핵심이다. 천지굴건은 경주마 다리 하부에 위치한 힘줄로, 손상 시 장기간 휴양이 불가피하고 심할 경우 조기 은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 질환으로 꼽힌다.
연구 결과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의 경주마는 상위 등급 대비 부상 위험이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60일간 고강도 훈련이 적은 경우 1년 내 90일 이상 휴양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건 손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히 훈련 강도가 높을수록 부상 위험이 커진다는 통념과 달리, 훈련의 연속성과 관리 패턴이 중요한 변수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정 수준의 규칙적인 훈련이 오히려 힘줄의 적응을 돕고 손상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제1저자인 최윤기 수의사는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한국 경마에 특화된 맞춤형 연구가 필요했다”며 “이번 연구는 한국 경마의 특성을 반영해 부상 예방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주마 안전과 말 복지 강화를 위한 과학적 근거 확보 차원에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라며 “현업 적용을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말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마 산업은 동물복지와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흐름 속에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요인을 정량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훈련 프로그램 설계와 휴양 기준 개선 등 현장 정책에 반영될 경우 경주마 부상 예방 체계의 정밀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