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반도체 추락·귀환서 얻을 교훈은…“메모리 안주 위험” [일본 반도체 재건 본격화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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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부침, 반도체 패권 교훈 남겨
메모리 의존, 구조 전환기 리스크 될 수도
생태계 경쟁력, 미래 반도체 패권 핵심 변수
공급망 다변화·동맹 전략 필요성도 확대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침과 최근 회복 움직임은 반도체 패권이 단순한 기술력 경쟁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 대응 능력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메모리 중심 경쟁력에 의존해 온 한국 역시 구조 전환기에 일본과 유사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일본 경제무역산업성연구소(RIETI) 등에 따르면 정부 주도 연구개발(R&D)과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1980년대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면 황금기를 구가하던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1990년대 이후 산업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급격히 쇠퇴했다.

BCG는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쇠퇴를 겪은 주된 이유로 통합형 제조 모델(IDM)에 머무른 채 설계·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중심으로 재편된 글로벌 시장 흐름을 놓친 것을 꼽았다. 이는 스타트업 형성 부족, 인력 이동성 저하, 산학협력 지연 등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일본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한 자릿수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러한 일본 사례는 기술 우위만으로는 반도체 패권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 역시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구조 전환기에 유사한 위험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첨단 로직 칩,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경쟁력이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흐름으로 강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디지타임스는 다각화에 소홀하면 일본의 사례처럼 산업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은 대기업 투자 규모를 넘어 팹리스, 소재·장비, 인력 양성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지속성 여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일본은 장비·소재 분야에서의 강점을 기반으로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 역시 산업 생태계 전반의 지속성을 강화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공급망이 지정학 변수에 흔들리는 만큼 생산 거점 다변화와 동맹 전략을 통한 지정학 리스크 대응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미·중 갈등과 수출 통제 등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생산 거점 다변화와 동맹 기반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의 최근 반도체 부흥 전략은 정부 역할이 단순 보조금 지급을 넘어 장기 인프라 설계와 생태계 조성에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의 세제 지원, 에너지 정책, 국제 협력 등을 포괄한 ‘국가 총력전’ 방식의 접근이 좋은 예시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의 미래 승부처는 현재의 메모리 세계 1위 수성이 아닌 비메모리 부문 확장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원재료와 소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 제한된 내수 시장, 정부 지원 규모의 한계, 첨단 기술 인력 부족이 약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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