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카드 나온 소규모주택정비⋯초기 속도↑ 참여 확대는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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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율 완화·용적률 특례·임대주택 인수가격 현실화
초기 사업 속도 기대 속 입지·분양성 따라 양극화 전망

▲서울 강북구 번동 내 '모아타운' 시범 사업으로 선정된 주거지 모습. (뉴시스)

공사비 상승과 수익성 저하로 추진이 멈췄던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문턱이 낮아진다. 정부가 동의율 완화와 용적률 특례, 임대주택 인수가격 현실화 등을 담은 제도 개정을 시행하면서 사업 추진 여건 개선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시공사 선정 단계까지 진입하는 사업장은 늘어날 수 있지만 입지와 분양성에 따른 양극화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문턱을 낮추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27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완화, 임대주택 인수가격 상향, 용적률 특례 부여, 통합심의 확대, 사업 요건 완화 등 사업성 개선과 절차 간소화에 초점을 맞췄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신속하게 정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공사비 급등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현장에서는 사업 추진이 잇따라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시내 소규모 정비사업장 296곳 가운데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41곳으로 전체의 7.2%에 불과하다. 사업 지연과 중단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성동구 성수동 정안맨션3차 소규모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이후 3년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못해 조합설립인가 취소가 예고됐으며 서대문구 홍제동 서강빌라 소규모 재건축도 낮은 사업성으로 조합설립인가 취소 절차가 진행 중이다.

소규모 사업은 규모가 작아 고정비 비중이 높고 이에 따라 공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업계에서는 동일 조건 기준으로 대형 정비사업 대비 공사비가 최대 3배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어 건설사들이 수주를 기피하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소규모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전체 정비사업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며 공급 기반도 위축된 상태다.

공급 절벽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사업성 보완에 나섰다. 이번 개정으로 가로주택정비와 소규모 재개발은 토지 등 소유자 동의율 기준이 80%에서 75%로, 소규모 재건축은 75%에서 70%로 각각 완화된다. 자율주택정비사업도 일정 규모 이상일 경우 전원 동의 대신 80% 이상 동의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임대주택 인수가격도 현실화된다. 기존 표준건축비 대신 기본형 건축비의 80% 수준을 적용해 종전 대비 약 1.4배 높인다. 정비기반시설이나 공동이용시설 부지를 제공할 경우 법정 상한 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적용할 수 있는 특례도 신설된다. 통합심의 대상은 경관, 교육환경, 교통, 재해 영향평가까지 확대돼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된다.

업계는 이번 제도 개선이 초기 단계에서 정체된 사업장의 추진 동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동의율 완화로 그동안 멈춰 있던 일부 사업장이 시공사 선정 단계까지 진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공공매입 단가 상향도 최근 공사비 환경을 반영해 사업성 보완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전반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동의율 완화와 통합심의 확대 등 절차 부담은 줄어들겠지만 소규모 정비사업은 공사비 단가와 수익성이 핵심 변수인 만큼 실제 참여 확대 여부는 개별 사업지의 사업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조합 설립 단계의 속도는 일부 빨라질 수 있지만 전체 사업 기간 단축 효과도 사업장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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