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 보강토옹벽 붕괴사고 조사 결과, 균열을 통한 빗물 유입과 배수 불량으로 수압이 상승해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부터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책임 소지가 확인됐다.
26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16일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 발생한 보강토옹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길이 338m, 높이 10.1m의 보강토옹벽 구간 중 약 40m가 붕괴해 차량 2대가 매몰됐고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조위는 학계·업계 등 민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돼 현장조사, 설계도서 검토, 관계자 청문, 지반조사 및 품질시험 등을 거쳐 7개월간(2025년 7월 21일~2026년 2월 20일) 21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사조위는 다량의 빗물이 보강토옹벽 내부로 유입됐지만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압이 커져 붕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배수로와 포장면 균열을 통해 빗물이 지속 유입돼 뒤채움재가 약화됐고 상단의 L형 옹벽 침하로 포장면 땅꺼짐과 균열이 발생한 뒤 사고 직전 시간당 39.5mm의 집중호우로 유입량이 급증했으나 배수가 되지 않아 압력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사조위는 주체별로 문제를 지적했다. 설계 단계에서는 보강토옹벽 상단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에 대한 위험도 분석이 미흡했고 수압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배수 대책과 배수 설계가 부족했으며 뒤채움재 품질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시공 불량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시공 단계에서는 세립분이 많은 흙을 뒤채움재로 부적정 사용했고 보강토 블록 등 자재 변경 승인 및 품질시험 여부가 불명확했으며 설계변경이 반영되지 않은 최초 도면을 준공 도면으로 제출하는 등 품질 문제가 확인됐다고 했다.
감리·감독은 이를 적절히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계·인수 과정에서도 공백이 있었다. 시설물은 2011년 준공됐지만 관리주체 인계는 2017년에야 이뤄졌고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아 법정 안전점검 등 의무가 장기간 미이행된 채 방치됐다고 사조위는 밝혔다.
유지관리 측면에서는 동일 시공사가 시공한 구간에서 과거 두 차례 보강토옹벽 붕괴사고가 있었음에도 해당 구간 안전성 검토와 재발방지 대책이 미흡했고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배수불량·배부름 등이 지적됐지만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고 20여일 전부터 당일까지 포장면 땅꺼짐과 붕괴 우려 등 민원이 다수 제기됐는데도 관리주체가 원인 분석이나 안전성 검토 등 적극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포함됐다.
사조위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건설기준 개선, 유지관리체계 강화, 보강토옹벽 특별점검을 제안했다. 우선 보강토옹벽 위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의 하중 적용 및 시공 방법 등 설계·시공 기준을 구체화하고, 배수로·유공관 등 배수시설 설계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시설물안전법상 시설물이 FMS에 누락되지 않도록 등록 및 설계도서 제출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미등록 시설 적발 시 이행명령을 통해 등록을 유도하는 한편 제재 강화를 위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보강토옹벽의 배부름 현상이나 균열을 통한 다량 유입 우려 등도 ‘중대 결함’으로 지정해 적기에 보수·보강이 이뤄지도록 한다.
권요균 사조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프로세스 전반에서 발생한 총체적 부실의 결과”라며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철저한 대책 이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