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LG-GS, 울산 SK-에쓰오일 등 남아
지역경제, 고용 타격은 불가피할 듯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개편 신호탄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최종 확정됐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선제적인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 결단에 정부가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화답하면서, 여수와 울산 산단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통합하고 롯데케미칼 NCC 110만t(톤) 설비를 3년간 가동 중단한다. 정부는 2조 1000억 원 규모의 파격적인 금융·세제 지원 패키지로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선제적으로 중복·노후 설비를 덜어내는 조치를 취하는 기업에만 혜택을 집중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여수와 울산 석유화학 산단은 아직 산업부에 최종 사업재편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LG화학, GS칼텍스, 롯데케미칼, 여천NCC(한화솔루션·DL케미칼 합작사) 등 석화 기업들이 밀집한 핵심 거점인 여수 산단은 그동안 각사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지분 구조 탓에 통합 논의가 겉돌았다. 여천NCC의 제3공장 폐쇄, 롯데케미칼 공장 셧다운 등이 테이블에 올랐으나 논의가 멈춘 상태다. LG화학과 GS칼텍스는 가장 설비가 크고 낡은 LG화학 제1공장을 폐쇄한다는 큰 틀의 합의만 이뤘을 뿐, 신설 합작법인(JV)의 지분 구조 등 세부 조율에서 진전되지 않고 있다. 울산 산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설비 조정 논의가 수면 아래에서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통합안이나 감축 계획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석화 기업들은 지난해 모두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만 3560억 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여천NCC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3년 연속 적자로 누적 손실만 8000억 원에 육박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30%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1분기 내 최종안 제출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이번 대산 프로젝트를 통해 2조 원대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이라는 구체적인 지원책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막혀있던 기업간 논의의 물꼬를 뚫어 다른 산단도 오는 3월까지는 빅딜 조율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구조조정 진행 과정에서 지역경제 타격과 고용 문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수산단의 경우, 석화 업계 종사자는 약 2만 4600명으로 여수 전체 고용의 42%를 차지한다. 산업부는 지역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의 지급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유지 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기업이 해고 인원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