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프랜차이즈 위약금 '족쇄' 관행 개선⋯전국 최초 가이드라인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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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82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2026에서 예비 창업자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적자가 이어지자 폐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가맹 계약을 해지하면 수천만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폐업마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장사를 접고 싶어도 위약금이 발목을 잡아 결국 적자를 감수하며 영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앞으로 매출 부진으로 폐업을 원해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이 두려워 영업을 이어가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고충이 줄어들 전망이다.

23일 서울시는 일방적이고 과중한 위약금 청구 관행을 개선하고 가맹본부와 점주 간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서울형 가맹사업 위약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시의 민생경제 활성화 대책인 '민생경제 활력 더보탬' 정책 중 하나로 추진됐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부당하게 과중한 위약금 청구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 모호해 현장에서는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높은 고정 금액을 요구하거나 이를 빌미로 계약 유지를 압박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시는 이런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 자문과 실제 분쟁 사례 분석, 실태조사를 거쳐 가맹사업 위약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시가 관내 150개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영업비밀 보호 및 경업금지 위반' 시 부과되는 위약금은 평균 3174만원, '계약 기간 중 해지' 시에는 평균 1544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발생한 손해액과 무관하게 '일괄 고정 금액'을 부과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위약금의 용어와 부과 사유를 명확히 하고, 실제 발생한 손해에 근거한 합리적 산정 기준을 제시했다. 가맹점주는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최고 한도를 초과하는 위약금이 부과될 경우 감액 청구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으며, 계약 단계부터 위약금 부담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위약금 발생 원인을 6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하고 '실제 발생한 손해'에 근거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상한선을 가이드라인에 담았다. 주요 유형으로는 △계약 후 개점 전 해지 △자점매입 △영업비밀 보호 및 경업금지 위반 △계약 기간 중 해지 △종료 후 철거 의무 위반 △영업지원비 및 시설부담금 등이다.

특히 가맹점주가 본부 지정 외 물품을 임의로 구매해 분쟁이 잦은 '자점매입'에 대해서는 단순 횟수별 벌금이 아닌, 월평균 매출액과 로열티 등을 반영해 위반 기간만큼 일할 계산하는 세부 산식을 제시했다. 가맹본부의 손해 수익과 점주의 부당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평성을 맞춘 것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서울시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는 물론 가맹사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도 계약 체결 전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시는 3월 중 가맹본부와 가맹거래사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 교육을 시행하고, 이를 가맹사업 분쟁조정 실무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그동안 가맹본부의 우월적 지위에서 부과되던 과도한 위약금이 점주들의 생계를 위협해 왔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이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고 가맹본부와 점주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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