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추미애·한준호·권칠승·김병주·양기대 한자리…김용 "오겠다는 사람 말리지 않았다" 직격, 평택을 출마설까지 '경기판 태풍의 눈'

그런데 이날 행사장 풍경은 단순한 책 홍보 이벤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6·3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거나 저울질하는 여권의 굵직한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김 전 부원장 옆에서 기념 촬영을 찍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김용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 중 하나"라는 정가 관계자의 발언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이날 경기아트센터는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선점하기 위한 여권 내 경쟁이 가장 날 것으로 드러난 공간이었다.
행사에는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추미애 민주당 법제사법위원장(하남갑)·한준호 의원(고양을)·권칠승 의원(화성병)·김병주 의원(남양주을), 양기대 전 국회의원 등 경기지사 후보군이 대거 집결했다.
염태영 의원(수원무)·김승원 경기도당위원장(수원갑)·조정식 대통령정무특보·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안양만안) 등 당과 정부의 핵심 인사들도 자리를 메웠다.
이재준 수원시장·임병택 시흥시장·김보라 안성시장 등 재선·3선을 준비하는 현직 기초단체장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주최 측은 방문자가 약 100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무대 위 발언들도 강도 높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다.
추미애 위원장은 "당시 검찰이 만들어낸 시나리오로 인해 불신이 퍼졌고 우린 '깻잎 한 장' 차이로 패배했다"며 "그냥 두면 언제든 또 다른 윤석열이 검찰 시스템으로부터 등장할 수 있기에 우리는 개혁을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준호 의원은 김 전 부원장에 대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정말 함구하고 본인의 신조를 꺾지 않고 버틴 분"이라며 "김용의 무죄는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칠승 의원은 "이재명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김 전 부원장이 노력한 시간에 감사한다"며 "정치검찰의 행태를 완전히 발본색원하기 위해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 본인도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세 번이나 검찰·법원에서 가뒀다가 풀어줬다가를 반복하니까 너무 맺힌 게 많다"며 "모 방송사에서는 보석 상태에 있는 피고인이 전자발찌를 차고 순회 콘서트를 한다고 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보수 기득권의 종편 세력 등이 이 대통령을 타깃으로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그 길목이 저 같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저의 지팡이가 돼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가 남긴 정치적 함의는 크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 공천을 앞둔 후보자들에게는 김용 전 부원장과의 기념촬영 한 장이 지지층에게 보내는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즉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인사들이 김 전 부원장 옆에 나란히 섰다는 사실 자체가, '명심'을 누가 더 많이 담고 있는지를 둘러싼 경쟁의 공개 선언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여권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변수도 거론된다. 6·3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김 전 부원장이 직접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평택을에서는 이미 국민의힘·조국혁신당·진보당·자유와혁신 등의 후보군이 거론되며 선거판이 일찌감치 가열되고 있어, 김 전 부원장의 출마설은 경기 전체 판세를 뒤흔들 뇌관으로 지목된다.
행사 전부터 불거진 '의리 실종' 논란도 북콘서트의 무게를 더했다.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앞서 "김용 전 부원장이 억울한 옥고를 치르는 동안 과연 김 지사가 인간적 차원의 위로나 면회를 한 적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개 압박했고, 한준호 의원 역시 "필요할 때는 총괄을 맡기고, 당선 후에는 거리를 두고, 다시 필요해지니 찾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그 당사자인 김동연 지사와 김 전 부원장이 이날 같은 무대 위에 선 것이다.
한편, 김 전 부원장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북콘서트를 이어간다. 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5일 전북 치명자성지 평화의 전당, 28일 부산상공회의소 대강당, 다음달 2일 대전 DCC 컨퍼런스홀 순으로 이어지는 이 행보가 단순한 책 홍보인지, 아니면 이재명 대통령의 '분신'이 주도하는 전국 친명세력 결집의 서막인지. 정치권의 시선이 그 다음 행선지를 따라가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8월2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