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수합병(M&A)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단순히 몸집을 불리는 단계를 넘어 알러지 치료제,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특정 전문 기술을 보유한 강소 바이오텍을 품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등 손에 꼽히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대규모 M&A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J&J)의 인트라셀룰러 테라퓨틱스 인수, 노바티스의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 등 굵직한 거래로 활기를 보였던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M&A 시장 분위기가 올해 초까지 계속되는 분위기다.
GSK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바이오텍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를 약 22억달러(3조1878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절차는 2026년 1분기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의 핵심 자산은 랩트가 개발 중인 장기 지속형 항-면역글로불린 E(IgE) 단클론 항체 ‘오주레프루바트(Ozureprubart)’로, 음식 알레르기 예방을 위한 임상 2b상 단계에 있다.
오주레프루바트는 기존 음식 알레르기 치료제를 앞지를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기존 치료제는 2~4주마다 주사를 맞아야 해 환자들의 번거로움이 컸다. 오주레프루바트는 12주(3개월)에 한 번 투여로 편의성을 개선해 복약 순응도와 치료 결과를 향상할 수 있다. GSK에 따르면 오주레프루바트 단독 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2b상 데이터는 2027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고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AI 전문 기업 모델라AI(Modella AI)를 전격 인수했다. 모델라AI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메디컬 AI 기업이다. 병리 이미지 분석과 항암 분야에 특화된 AI에이전트를 보유하고 있어,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 포트폴리오 전반에 모델라AI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델라AI가 체결한 다년 공조 계약의 연장선에 있다. 모델라 AI의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플랫폼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 연구개발(R&D) 조직에 통합될 예정이다. 모델라AI에 따르면 양사의 협의에 따라 구체적인 인수 규모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암젠은 신약 플랫폼 기술에 주목해 영국의 바이오텍 다크 블루 테라퓨틱스(Dark Blue Therapeutics)를 약 약 8억4000만달러(1조2170억원)에 인수했다. 다크 블루는 항암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 신약 모달리티로 꼽히는 ‘소분자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를 개발 중이다. TPD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체내에서 제거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는 ‘리간드’와 세포 내 쓰레기 처리 시스템인 ‘E3 유비퀴틴 연결 효소(E3 ligase)’를 연결하는 프로탁(PROTAC) 구조다.
암젠은 이번 인수를 통해 진행 속도가 빠른 혈액암의 일종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을 유발하는 두 가지 단백질 MLLT1과 MLLT3을 표적하고 분해하는 소분자 화합물 후보 물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암젠은 다크 블루를 기존 R&D 조직에 통합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파마의 M&A는 당분간 활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블록버스터 제품의 특허 만료(LOE)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거래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PwC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4년간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약 470억달러(약 67조8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특허 만료 리스크를 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충분한 지식재산권(IP)과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정비가 불가피하며, 제약바이오 M&A 시장 거래 규모는 기존 50억~150억달러(6조~20조원) 수준에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