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녀' 넘어 브랜드 플랫폼으로…구다이글로벌, '한국판 로레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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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다이글로벌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최대 10조원 규모로, 이는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가 추진해 온 '한국판 로레알'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씨티, 모건스탠리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12월 국내외 증권사 15곳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이후 예비 후보군(숏리스트)을 정하고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회사가 바라보는 목표 밸류에이션은 10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상장 밸류에이션 핵심은 단일 브랜드의 흥행 리스크를 극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있다. 기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특정 히트 상품의 유행이 끝나면 실적이 급락했던 것과 달리, 구다이글로벌은 시장성이 검증된 인디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리스크를 분산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구다이글로벌은 미국 아마존 선크림 1위 브랜드 조선미녀를 필두로 일본 내 인지도가 높은 티르티르, 전통 브랜드 스킨푸드, 최근 인수한 서린컴퍼니(라운드랩)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이는 로레알이 랑콤, 키엘, 메이블린 등 다양한 컨셉의 브랜드를 인수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과 유사한 '멀티 브랜드 플랫폼' 모델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강력한 브랜드 영향력 또한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구다이글로벌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특히 북미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당기순이익은 약 108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 피인수 기업들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모든 브랜드 시너지가 합산될 경우 2025년 매출 규모는 1조7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한 브랜드 확장을 넘어 유통 인프라를 내재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북미 현지 유통사 '한성USA'를 인수하며 유통 인프라를 수직 계열화했다. 이를 통해 얼타뷰티와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 채널과의 파트너십을 직접 관리하며 유통 마진을 확보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관리해야 할 과제다. 2024년 말 기준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인수 등으로 인해 장부상 계상된 영업권은 약 1471억원에 달한다. 만약 인수한 기업들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대규모 손상차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손상차손은 자산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을 때 그 차액을 당기손익에 반영하는 손실을 뜻한다.

이 같은 손상차손은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 비용이지만, 당기순이익을 즉각적으로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특히 10조원대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 처리가 발생하면 수익성 지표가 악화해 공모가 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인수한 브랜드들이 본사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빠르게 이익을 극대화하느냐가 향후 구다이글로벌 재무 건전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단기간에 늘어난 수많은 브랜드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인수합병 후 통합(PMI) 성패도 시장이 주시하는 대목이다. 개별 브랜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본사 플랫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량이 10조원 몸값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 A씨는 "구다이글로벌은 단순 제조사가 아니라 브랜드 빌더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며 “수출 실적이 높은 것을 넘어 북미 현지 유통사를 직접 인수해 공급망을 수직 계열화했다는 점도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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