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반도체 사수' 전면전으로 재선 유리한 고지 vs 민주 현근택·김민기·정춘숙 탈환 기세 후끈…7전7패 연임실패 역사, 설 민심이 뒤집나

삼성·SK가 천문학적 투자를 쏟아붓는 이 도시에서 6·3 지방선거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 하나, 26년간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은 '재선 불가 징크스'의 운명이다.
윤병희 초대 시장 이래 7번의 선거에서 매번 시장이 교체되고 집권당도 바뀌어온 전국 유일의 격전지. 이상일 시장의 '최초 재선' 도전에 더불어민주당이 4파전 이상의 탈환공세로 맞서고, 조국혁신당·개혁신당까지 참전을 예고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다자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 이상일, '반도체 사수'로 재선 유리한 고지
국민의힘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글로벌 메가시티,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용인 플랫폼시티 착공, 경안천 수변구역 해제 등 굵직한 성과를 앞세워 최초의 재선 시장 도전에 나선 상태다. 7일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 행보에 돌입했다.
결정적 전환점은 작년 12월 갑작스레 불거진 반도체 지방이전 논란이었다. 이 시장은 연일 '이전 반대'와 '정부 지원', '인프라 확충'을 요구하며 여야 구분 없이 사실상 반도체 사수 전면전의 선봉에 섰다. 이 과정에서 지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재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년 징크스를 깨는데 반도체라는 초유의 카드가 작동할 수 있는지가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다.
당내에서는 이 시장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눈에 띄는 경쟁자를 찾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우현 전 국회의원이 "세계가 주목하는 'K반도체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산업생태계를 지키는 강력한 방패막이가 되겠다"고 나섰고, 이동섭 국기원장이 6일 출판기념회를 열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채진웅 용인을 당협위원장도 청년 정치인으로서 용인의 고질적 교통문제 해결을 내세워 출마 의사를 밝혔다.
△ 민주당, '탈환' 4파전 이상 경선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역대 지방선거가 직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반영해온 데다, 작년 총선 싹쓸이의 기세를 이어 시장직을 되찾아 오겠다는 열기가 뜨겁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현근택 전 수원시 제2부시장은 '친명계 대표 스피커'로 꼽히는 인물이다. 1월 24일 출판기념회는 추미애·김영진·김승원·이상식·부승찬 의원 등 당내 현역 의원의 약 10%가 참석해 사실상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2018년 용인시장 선거 출마 이력과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대변인으로 맹활약하며 쌓은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수원시에서 쌓은 행정 경험으로 안정감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내 최대 변수는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의 거취다. 용인에서만 시의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사무총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인지도를 전국구로 확장했다.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 당시만 해도 시장 도전이 확실시됐지만, 장관급인 사무총장에 오르면서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사무총장의 도전 유무에 따라 민주당 경선 흐름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정춘숙 전 국회의원은 여성인권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라는 상징성과 용인병 신설 후 최초의 민주당계 정당 국회의원이라는 이력을 앞세워 '최초의 여성 용인시장'을 내걸고 지역을 훑고 있다. 보수세가 강한 수지구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정원영 전 용인시정연구원장도 출마를 예고하며 "정책연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의 중심에 두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진선 시의회 의장은 김민기 사무총장 출마 여부에 따라 시장 또는 도의원으로 방향키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 제3지대, 다자구도의 변수로
양자대결로 치러졌던 직전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제3지대 후보들도 참전을 예고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서남권 용인시지역위원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개혁신당은 송창훈 용인정 당협위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조국혁신당의 합당 이슈와 선거연대 등의 변수도 여전해, 다자구도가 어떤 표 분산 효과를 만들어낼지가 이상일 재선과 민주당 탈환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26년 징크스, 설 민심이 뒤집나
용인선거의 본질은 '반도체 수도의 적임자'를 가리는 싸움이다. 삼성·SK의 천문학적 투자가 집중되는 이 도시를 누가 이끌 것인가.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사수 전면전이라는 초유의 카드로 26년 징크스를 깨겠다는 정면승부를 선택했고,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동력과 총선 기세를 등에 업고 탈환 공세를 펼치고 있다.
4년마다 시장이 바뀌면서 정책 연속성과 집중도가 저하됐다는 우려가 적잖은 가운데, '반도체 메가시티'라는 초유의 과업 앞에서 유권자들이 연속성을 택할 것인가, 새로운 리더십을 원할 것인가. 설 밥상 위에서 오갈 이 질문이 26년 격전지 용인의 운명을 가르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