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규모 과징금 통보…홍콩 ELS 사태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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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속 고위험 상품 남발
불완전판매 책임 정면 겨냥

▲홍콩 H지수 급락과 관련한 ELS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하락하는 주식 시장 차트 앞에서 시민들이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챗GPT)

금융감독원이 12일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곳에 합산 과징금 1조3000억~1조4000억원을 통보했다.

이는 금감원이 이들 은행에 사전 통지했던 수준보다 5000억~6000억원가량 낮아진 수위다. 당초 금감원은 1조9000억원가량의 합산 과징금을 이들 은행에 통보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적극적인 사후 수습 노력 및 재발 방지 조치 등을 감안해 제재 범위와 수준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관 제재 수위도 기존 '영업정지'에서 '기관 경고'로 한 단계 낮췄다. 임직원 신분 제재 역시 감경 조치가 이뤄졌다. 이번 제재심 결과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홍콩 ELS 사태는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사건이다. ELS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 수치와 연계된 파생상품이다. 만기 시점에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한다. 그러나 만기까지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녹인(Knock-in) 조건이 발생해, 원금 보장이 사라지고 만기 당시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투자상품이다.

이처럼 ELS는 구조가 복잡해 일반 투자자가 위험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은행권은 높은 수익률을 강조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잘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안정적인 노후 자금 마련이 필요한 고령층이나 위험 상품을 꺼리는 보수적 투자자에게도 판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기준금리가 낮고 예대마진이 축소되자 은행권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ELS 판매를 늘린 것이다.

이번에 문제 된 상품들은 주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판매됐다. 이 상품들은 2023년 말 중국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불안이 겹치면서 홍콩 증시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 H지수는 장기간 약세를 이어갔고 이에 따라 다수의 ELS 상품이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서 만기 손실이 현실화됐다. 투자자들은 원금의 상당 부분을 잃었고 금융사에 대한 민원과 분쟁 조정 신청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은 조사 결과 상당수 상품에서 투자자 성향 분석과 위험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불완전판매를 적용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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