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신 4.1% 늘 때 탄소는 역성장…배출집약도도 감소
고배출 업종 관리·녹색 심사 시스템 이식 성과

신한금융그룹이 여신 자산의 양적 성장 속에서도 금융배출량은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발전과 철강 등 탄소 고배출 업종에 대한 대출 비중을 정교하게 관리하면서 자산 규모와 탄소 배출이 상반된 궤적을 그린 결과다.
12일 신한금융그룹 4분기 경영실적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금융배출량은 4840만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기록한 5130만tCO2eq대비 5.6%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 이후 자산 성장세가 가팔랐던 2022년(5090만tCO2eq)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실질적인 감축 단계에 진입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사가 대출하거나 투자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금융사의 지분이나 대출 기여분만큼 배분해 산정한다. 금융사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탄소회계금융연합(PCAF) 기준에 따라 △기업 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택담보대출 등 7가지 자산군으로 분류해 측정한다. 은행업이 주력인 금융지주 특성상 대다수 배출량이 여신 부문에서 발생한다.
이번 수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자산의 외형 성장세 속에서 도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의 그룹 총여신은 445조1000억원으로 전년(427조5000억원) 대비 4.1% 증가했다. 해당 수치는 신한은행, 제주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신한저축은행, 신한자산신탁 등 그룹 내 주요 8개 계열사의 여신을 합산한 결과다. 대출 공급은 늘리되 그 대상을 저탄소·녹색 산업 중심으로 재편하며 탄소 배출 밀도를 낮춘 셈이다.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은 ‘배출집약도’ 지표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배출집약도는 금융배출량(분자)을 공급 자산 규모(분모)로 나누어 계산하며 금융사가 자산 10억원을 운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량을 의미한다. 신한금융의 배출집약도는 지난해 11월 기준 1.65를 기록하며 전년 말(1.86) 대비 개선됐다. 여신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배출집약도가 하락했다는 것은 이전보다 자산을 운용할 때 배출되는 탄소량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감축 배경으로는 고배출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관리와 녹색금융 확대가 꼽힌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환금융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녹색·전환여신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저탄소 전환을 위한 내부 실행 체계를 마련했다.
실무적인 통제 장치도 강화했다. 신한금융은 철강·화학 등 고탄소 업종 익스포저 비중을 핵심 리스크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업종별 대출 한도를 산출할 때 금융배출량을 감안한 조정률을 반영해 탄소 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한도를 선제적으로 조정한다. 2022년부터 그룹과 자회사 CEO 평가 항목에 금융배출량 감축 실적을 반영하며 실행력을 높이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금융배출량을 2910만tCO2e로 낮추기 위해 자산군별 탄소 예산을 할당하고 기후 리스크를 금리 결정에 반영하는 체계 고도화에 나선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고배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끊는 방식이 아니라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도록 금융이 유도한 결과가 수치로 나타난 것”이라며 “탄소중립 이행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