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회복에 외국인도 늘어 ‘안도’
뷰티사업도 호조세⋯글로벌 공략 가속

국내 패션기업들은 계속된 고물가와 소비 침체로 인해 의류 소비가 줄고 변화무쌍한 날씨까지 겹친 지난해를 ‘최악의 해’로 기억한다. 다만 작년 4분기 들어 해외시장 확대와 내수 소비회복 움직임이 나타나며 반등에 성공, 올해 실적에 긍정적 시그널이 커졌다는 평가다. 주요 패션기업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올해 뷰티 사업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사는 지난해 상반기 바닥을 다지고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하는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보였다. 4분기 실적이 선방하며 연간 실적 개선에 톡톡히 기여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600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약 5% 증가했다. 소비심리 개선과 시즌 프로모션 호조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LF는 4분기 영업이익 789억원으로 202.9% 뛰었다. 코람코 자산신탁 비용개선 등 비(非)패션 사업 영향이 컸지만 헤지스 등 핵심 브랜드도 강세를 보였다.
연간 실적은 ‘흐림’이지만 4분기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곳도 많다. 한섬은 4분기 매출은 4637억원, 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 30.1%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4분기 이른 추위와 소비 심리 회복으로 선방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적자전환했지만, 4분기에는 적자 폭을 8.1% 줄였다.
패션업계는 지난해 상반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리스크였다며 올해 기저효과에 따른 내수 소비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4분기 소비 진작 신호를 확인했고, K뷰티 인기 등에 힘입어 화장품 사업도 확대에 나선다. 한 패션기업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 경기 하락은 예상보다 더 좋지 않았고 심각성을 느낀 기업들이 마케팅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날씨도 도와주고 의류 소비 여력이 늘었으며 외국인 매출도 증가한 분위기”라고 짚었다.
LF는 ‘아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아떼는 올해 선케어와 립케어 카테고리를 핵심 성장 축으로 강화한다. 지난해 출시된 ‘어센틱 립 글로이 밤’은 누적 판매 25만개를 돌파하는 등 성과를 냈다. 좋은 성적표를 기반으로 스킨케어를 차세대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고기능 스킨케어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선보인 ‘7일 프로그래밍 앰플’ 시리즈가 초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연말에 론칭한 뷰티 디바이스를 기점으로 뷰티테크 영역 확장도 노리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일본, 베트남, 영국을 중심으로 확장에 나선다. 일본에서는 큐텐재팬, 로프트 등에 이어 올해 돈키호테 등 주요 채널에 디바이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쇼피와 틱톡숍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 영국에서는 K뷰티 편집샵 ‘퓨어서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전 분기 매출이 1100억원을 돌파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연작, 비디비치, 어뮤즈 등 자체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다.
‘베이스프렙’을 성공시킨 연작은 올해 중국과 일본 내 유통망을 확장하고 미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지난해 인수한 어뮤즈는 글로벌 리테일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성장해, 올해 상반기 프랑스 럭셔리 백화점 팝업 오픈과 태국 총판 계약 등을 통해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비디비치는 리브랜딩을 완료하고 일본과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섬은 다른 패션기업들과 달리 프리미엄 뷰티 시장을 공략한다.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포함한 한섬의 화장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약 10% 성장했다. 한섬은 타임, 마인 등 패션 브랜드 운영으로 쌓은 VIP 고객 케어 노하우를 오에라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전문 테라피스트의 1:1 맞춤형 서비스와 VIP 초청 행사를 통해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남성용 컬렉션과 선쿠션 등으로 라인업을 지속 확대 중이다. 한섬 관계자는 "론칭 초기 4060 여성이 주 고객이었으나, 최근 2030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으로 고객층이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치적 이슈 등으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올해 기저효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패션 기업들이 뷰티 사업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