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장관, 성범죄자 엡스타인 만남 시인⋯“점심 먹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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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인연 끊었다고 주장했지만
2012년 접촉한 사실 드러나
백악관 "대통령,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2010년대까지 접촉한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미 의회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14년간 그를 세 번 만났을 뿐”이라며 “그 사이에도 상당한 시간 간격이 있었고 내가 기억하는 건 그게 전부”라고 밝혔다. 또 “14년간 나와 그를 연결하는 이메일은 10통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나는 그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면에서도 잘못한 것이 없다는 점을 나와 내 아내가 알고 있으므로 문서가 나왔을 때 두려움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해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아내가 2005년경 엡스타인과 거리를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 서비스 기업 캔터피츠제럴드 회장을 지낸 그는 금융인이던 시절 엡스타인과 잠시 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서 러트닉 장관이 2005년 이후에도 엡스타인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기록에는 러트닉 장관이 2012년 엡스타인 개인 섬에서 네 자녀와 함께 점심을 먹을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혐의 등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1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4년 후의 일이었다. 이후 엡스타인은 2019년 성매매 혐의로 구속됐고 같은 해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이에 대해 러트닉 장관은 “아내와 네 아이, 유모들과 함께 있었다. 다른 부부도 아이들과 왔고 섬에서 한 시간 정도 점심을 먹고 다 같이 떠났다”고 해명했다.

미 의회에선 러트닉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영국에선 주미 대사가 엡스타인과 엮이자 대사 임명을 추천했던 총리 비서실장이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입지마저 불안해진 상태다.

다만 백악관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중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파일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공개적으로 마녀사냥으로 치부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그를 싫어한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쉽게 내쫓을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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