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중국 생산 전기차 유입 가속
국산 전기차 가격 경쟁력 시험대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2000만원대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치킨게임’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중국 본토 브랜드는 물론 ‘메이드 인 차이나’ 글로벌 물량까지 대거 유입되며 국산 전기차 브랜드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이다.
10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11일부터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돌핀은 전 세계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한 도심형 전기차로 국내에서는 보조금 적용 전 기준 2450만원(기본 트림)에서 2920만원(액티브 트림)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보기 드문 2000만원대의 수입 전기차로 가격 자체가 핵심 무기로 평가된다.
실제로 국내 전기차 시장은 가격 경쟁이 본격화된 상태다. 지난해 국내에 처음 진출해 저가 공세로 시장에 안착한 BYD에 이어 테슬라도 모델 3와 모델 Y 가격을 트림별로 최대 940만원 낮추면서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국산 브랜드인 현대차도 이에 맞서 전기차 저금리 프로모션 금리 인하에 나섰고 기아는 EV5 롱레인지와 EV6의 가격을 기존 대비 각각 280만원, 300만원 인하했다. 업계에서는 BYD를 시작으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진입이 가속화되면 가격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자동차 시장이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상당 부분 잠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중국 브랜드 차량뿐 아니라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국내에 대거 유입되면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이었다. 중국산 전기차는 자국 업체이거나 자국 내 생산 시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고 값싼 전기료 등을 제공하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품질도 높이면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대부분을 국내에 판매하는 테슬라는 국산 브랜드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5만9893대를 기록하며 1위 기아(6만609대)와의 격차를 1000대 미만까지 좁혔다. 5만5461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테슬라에 추월당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도 27.2%를 기록하면서 기아(27.5%)와 불과 0.3%p(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이처럼 ‘메이드 인 차이나’ 전기차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산 브랜드 차량들이 되레 안방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주요 경쟁국들과 달리 기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 외국산 전기차에 대해서도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최종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면 세액공제를 해주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빠르게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KAMA 관계자는 “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지원책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